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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Rain - 김예림 

적막한 방안 구석구석까지 

빗소리가 닿는

가만히 있고 싶은 날이었다. 


산책 후 내려주는 비에 따라가듯 

바깥이 보이는 카페안 창가에서 

하루하루 지난 기억들을 

새로운 눈으로 담아냈다. 

그리고 

다시 켜켜이 한 장, 한 장 돌이켜갔다. 


아무렇지 않았던 시절의 기억들안에서 

너라는 존재가 새롭게 꽃피어난다. 


아 그날도 비가 내렸었어. 

불연듯 떠오르는 기억을 배경으로 

오늘의 비가 

또 새삼스럽게 고마워졌다. 


뿌연 하늘의 미세먼지만큼이나 가려진 것들은 사라지고 

씻겨져 내려가는 시간속에서 

우리는 더욱더 깊어져만 갔다. 


역시 바깥이 보이는 집으로 이사하고 싶다는 

오늘은 무척이나 

이사 욕구가 생기는 날이었다.








Rain - 김예림


                          

Rain 추억이 아직 없어요
난 고작 스무 살 여자뿐이어서
Rain 이어폰 속의 비 노래를 부르는 가수
그녀는 뭐 그리 슬픈지 왜 그리 울먹이는 건지

Rain 무감각한 날 용서해
슬픈 영화에 모두 울진 않아요
Rain 기분에 따라 그대가 좋고 싫고 해요 근데

지금 막 눈물이 흐르려고 해요
때마침 비가 와서 물기가 자연스러
굴절이 자연스러 코 맹맹한 게 자연스러

지금 막 소리 내어 울려고 해요
때마침 비가 와서 침대보 눅눅해서
그 참에 얼굴 묻어 그래서 습도 1도 올라가

지금 막 눈물이 흐르려고 해요
때마침 비가 와서 물기가 자연스러
굴절이 자연스러 코 맹맹한게 자연스러

지금 막 소리 내어 울려고 해요
때마침 비가 와서 침대보 눅눅해서
그 참에 얼굴 묻어 그래서 습도 1도 올라가

Rain 추억이 아직 없어요 
난 고작 스무 살 여자뿐이어서
Rain 이어폰 속의 비 노래를 부르는 가수 
그녀는 뭐 그리 슬픈지 왜 그리 울먹이는 건지 이젠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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