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 위로 훨훨 날아가겠죠,

출발, 그리고 파리에 도착

by Honey

2016년 여름,


마음먹었을 때 떠나지 않으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만 같았다.

다시금 비행기를 타는 일이 많이 자유로워진 요즘이지만, 당장은 떠날 수 없는 개인적인 (조금은 우울한) 지금의 여러 상황 속에서도 찰나마다 떠오르는 추억들로 일상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된 2주간의 꿈같았던 유럽 여행을 다시 기억해 보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그리운 이곳들로 또 한 번 훌쩍 떠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2시간도 안 되는 경유로 파리 직항보다 훨씬 요금을 아낄 수 있어, 런던의 히드로 공항을 거쳐 파리에 들어가는 노선을 택했다. 파리 테러가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이기도 했지만, 'EURO 2016'이라는 국제대회까지 치러지는 기간이라 히드로 공항의 보안 검색이 유독 깐깐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엄마에게 드리려고 인천공항에서 면세품으로 미리 주문해서 챙겼던 75ml 향수가 히드로 공항의 보안검색대를 통과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보안요원들은 위험물품이라며 나를 옆으로 따로 불러 세웠고, 결국엔 포장된 향수를 다 뜯어 뚜껑까지 따고 난 뒤 위험하지 않다는 확인을 받고서야 짐을 다시 쌀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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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이때가 제일 설렌다. 라운지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 마시며 내가 탈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 아침엔 맥주지 뭐..
3.PNG 히드로 공항을 경유하는 동안, 다들 축구에 대한 집중력들이 대단한 런던이었다. 우리나라도 월드컵 한다고 하면 마찬가지겠지만 뭐..


히드로 공항의 보안검색대에서 아주 살짝 지치긴 했지만 그래도 설레는 마음을 이길 수는 없었다.

우리 또한 파리에 가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 'EURO 2016' 대회였다. 개최국이 프랑스였고 주요 개최도시가 파리였던지라 나야 뭐 그 열기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지만, 같이 간 초딩은 분명 국적은 대한민국인데, 마치 포르투갈 사람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포르투갈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사람이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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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도착한 시간이 밤 9시가 넘어가는 시간대였다. 10시는 돼야 해가 지기 시작하는 파리의 6월은 여행하기에 정말이지 딱 안성맞춤이다


저녁 늦은 시간 파리에 도착한 우린 예약한 호텔에 짐을 풀고, 허기진 배를 채우러 호텔 근처 PUB으로 향했다. 9시부터 시작된 독일-폴란드의 경기가 거의 끝나가는 시간대였고, 축구에 대한 관심은 파리도 런던에 뒤처지지 않는 듯했다. (우리로 치면 한일전과 같은 경기라고 해야 할까?)

자리를 잡은 우린 시원한 맥주 한 잔씩과 허기를 달래기 위한 피자도 하나 주문했다.

파리지앵들은 1인 1피자를 먹고 있던데 우린 하나면 둘이 먹기 충분하겠다 싶어 주문한 피자가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우리도 1인 1피자를 할 걸 그랬나?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살짝 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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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선 노상에 테이블들이 자연스러워 좋다. 그리고 엄청 맛있는 치킨피자였는데.. 정육점스러운 조명 덕에 하나도 안 맛있어 보인다..


일본엔 '파리신드롬'이라고 하는 증후군이 있다고 한다.

'파리를 방문한 사람이 도시가 예상했던 것만큼 미학적이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나는 오히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그냥 무던한 척 오게 된 파리라서 그런지 도착만으로도 이미 모든 게 설레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파리의 일정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8시간의 시차와 그리고 12시간에 가까운 오랜 비행이 전혀 피곤한지 모를 첫날이었다.




'내일은 과연 어떤 파리의 모습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이 여름, 여기에 오길 정말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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