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하게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다니는 건 생각만으로도 피곤한데,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다니는 건 전혀 피곤하지가 않다. 오히려 나에겐 딱 알맞은 시간대다.
'EURO 2016'을 치르는 동안이라 그런지 파리의 거리는 생각보다(?) 깨끗했고, 치안도 아주 많이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았다. 여행자의 입장에선 오히려 다니기에 더 좋았다고 해야 할까?
올리브 오일이 담긴 큰 병과 투박한 듯한 기본 세팅이 마음에 들었다(좌), 점심을 먹은 식당(우)
이탈리안 샐러드, 프레시 모차렐라 맛이 아주 기가 막혔다(좌), 로스트 치킨(우)
파리의 물가가 사악하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우리나라 물가도 뭐 만만치는 않아서.. 한 끼 식사 비용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신 파리의 1인분 양이 더 많고, 음료수가 비싸다. 아, 커피는 오히려 저렴했다. 예를 들면 메인 음식이 15유로 안팎이라고 했을 때, 콜라는 5유로, 에스프레소는 1유로 정도의 금액이다. 그래서인지 음료수 싫어하고 커피 좋아하는 나에겐 나쁘지 않은 파리의 물가였다.
세느강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보아야 더 아름답다. 그 가운데 금빛 장식이 돋보이는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몽실몽실한 뭉게구름의 하늘이 우릴 반겨주고 있었다.
미리 준비한 '파리뮤지엄패스'를 들고 처음으로 찾은 곳은 앵발리드 군사박물관.
나폴레옹 특별전이 한창이었다. 참고로 군사박물관은 나폴레옹의 관이 있는 걸로 더 유명하다.
파리의 군사박물관
군사박물관을 거쳐 화려한 장식이 돋보이는 '알렉상드르 3세 다리'를 지나 세느강 근처 구경을 하면서 어마무시한 루브르 박물관으로 향했다. 루브르는... 정말로, 어마무시했다...... (그러니 이 얘긴 나중에 따로) 루브르 박물관을 나름 알차게 돌아본 후엔 전주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을 파리에서 잠시 다시 만났다. 축구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된 그녀는 파리에서 일을 배우는 중이었고, 지금은 독일인 남편을 만나 독일에서 살고 있는 중이다.
멋진 그녀와는 맛있는 저녁을 먹고 아쉬운 헤어짐의 인사를 했다.
멋진 그녀와의 만찬
저녁을 먹고 나왔는데도 여전히 그냥 오후의 어느 시간대 같았고, 우린 다시 또 걷기 시작했다.
지금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픈 노트르담 대성당에도 잠시 들르고, 사랑의 열쇠 가득했던 퐁뇌프 다리를 지나, 샹젤리제 거리로 향했다. 세느강을 따라 걷던 파리의 거리들 정말이지 너무 좋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사진 속의 첨탑이 무너져 내릴 때 너무 마음이 아팠다..(좌), 퐁뇌프 다리(우) 이제야 좀 해가 지기 시작한다
샹젤리제 거리에 도착했을 즈음에서야 거리는 어두워졌고, 화려한 조명들을 밝힌 거리는 유독 더 눈부시게 반짝이는 것만 같았다(비싼 가게들이 많아서 그런가..).
밤에 빛을 밝히고 우뚝 서있는 개선문까지도 어딘지 모르게 더 위풍당당해 보였다.
샹젤리제 거리(좌) 보기보다 거리가 꽤 길다. 개선문까지 걸어가는데 살짝(?) 빡셌다.. 그리고 도착한 파리의 개선문(우)
체력 하나는 군인도 인정한 바라 종일 다니는 게 고되지는 않았다. 파리의 풍경들은 모두가 예상보다도 더 멋지고 훌륭했으며, 포털사이트에 검색을 해야만 볼 수 있던 이미지들을 전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있자니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했다. 앞선 느낌처럼 'EURO 2016'을 치르는 동안이라 그런지 거리의 치안들도 좋은 편이었고(잦은 검문이 오히려 약간은 불편했을 정도), 쓰레기가 넘쳐난다는(?) 그 모습들도 사실 나는 거의 볼 수가 없었다.
파리에 머무르는 짧은 시간이 벌써부터 아쉬워지기 시작했으니 나에겐 이게 더 큰일이다...
파리를 말할 때 왜 에펠탑을 먼저 말할 수밖에 없는지는 가까이서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오늘 '스페인-터키'의 유로 경기 기념으로 붉게 물든 에펠탑,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