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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병민 May 29. 2021

소년이 소녀에게

한 발 뒤에 서서, 

그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걸어가면서도 

그대 발길이 남기는 여운은

한동안 저의 가슴을 울리듯

그대 그늘 문턱에서 다가가기를 

멈추곤 합니다.


따깍.

따깍.


발걸음이 이렇게 

무거운 것인 줄 몰랐습니다.


아껴두고 싶은 

그대의 걸음들,

간혹 보이는 

한 밤의 그림자처럼

주위를 맴돌다 

눈가에서 희미해져 가는데

어렴풋하게나마 다가오는 것.


그대가 안 보일까봐 

차마 눈을 감지 못하는,

한 여린 눈망울을 가진 

아이가 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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