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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병민 Nov 12. 2023

그래 나는, 그런 너를 #3

나는 쓰고 나서 

지우지 않고 썼다.

쓰고 나서 

지워도 됐는데, 

한 번쯤은.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쓰는 것.

그것은 밤과 어둠의 차이처럼, 

분명한 것. 

    

너를 느끼고, 

너를 만지는, 

너에게 가는 것.

너와의 거리의 폭만큼이나 

자명한 것.

네가 남기고 간 체온만큼이나, 

뚜렷한 것.  

   

지워도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것.   

  

쓰는 것은 

사랑하는 것.

사랑하는 것은 

쓰는 것.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마지막까지, 

쓴다.     


주변이 고요해진다.

어느새 네가 

잠들었나 보다.

손이, 다시 

바빠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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