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말라고,
떠나지 말라고.
외쳤어,
소리 없는 손짓으로.
이렇게나 많은 발자국들이
널려 있는데.
하나하나 담아
꼭꼭 숨겨놓지도 못했는데.
기억들을 점찍듯,
몰래 감싸 안아보지도 못했는데.
아직,
할 일이 너무나 많은데.
저 멀리,
넌 또 흔적들을 남겨놓겠지.
난 다시 또, 그것들을
천천히 밟아가겠고.
이렇게나 많아.
끝이 없어.
널린 게 발자국이야.
그래.
가만 보니,
여기저기 쌓여 있는 게
다 너의 발자국이야.
이제 그만하라고,
같이 가자고.
그래, 함께 걷자고.
뒤돌아보면서
네가 보인 웃음은,
단 한 번이었어.
수많은 발걸음 속에
네가 보여줬던 건,
눈웃음 한 번이었어.
다시, 또 한 번의
발자국과 함께.
그래,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야.
희한하지.
그때 분명 난
소리쳤던 것 같아.
손짓이 아닌
눈짓이 아닌
목소리로, 너에게.
머물러 달라고,
내 곁에.
더 이상 못 걷겠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
더 이상 담아낼
네 몫의 발자국이
없었던 것 같아.
그런데.
그렇게 담아내고
또 담아냈는데도,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난 다시 여기야.
너의 발자국을 세어보면서,
나의 발자국을 하나하나
꾹꾹 남겨놓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