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병민 May 23. 2017

의문이 없는 곳에는, 문제도 없다

인생이 하나의 질문이라면 | 프롤로그 저자 원문

간단한 테스트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아래의 리스트를 찬찬히 훑어봐주세요.

자신이 해당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과감하게 체크해주시면 됩니다.


지난 1주일 동안 나는,

① 나 자신에 대해 10분 이상 생각해봤다.

② 주변 사람들에 대해 10분 이상 생각해봤다.

③ 직장생활(혹은 학교생활, 사회생활)에 대해 10분 이상 생각해봤다.

④ 꿈(비전)에 대해 10분 이상 생각해봤다.


“꼭 10분이어야 하나?” 아닙니다.

한 시간이어도 되고,

열 시간이어도 됩니다.

다만 시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긍정적인 대답이 나올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질 테니

가볍게 10분으로 예를 들어본 겁니다.


자, 어떤가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자신 있게 대답이 나오나요?


사실 다소 뜬금없이

이런 테스트를 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잠깐 2014년도로 돌아가 볼까 합니다.


2014년 4월 말에 제 다섯 번째 책

《나의 꿈은 내가 되는 것이다》가 출간됐습니다.

책을 펴면 추천사가 바로 눈에 들어오는데요.

첫 번째로 보이는 추천사가

한겨레 기자이자 건축 칼럼니스트였던

故 구본준 기자가 쓴 추천사입니다.


구 기자로부터 추천사를 받고

언제 식사 한번 하자고 한 그때가

2014년 2월 중순경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누구나 자주 그러하듯이

저희도 서로 바빠서

중간 중간 보자는 문자만 주고받았는데

그 기회가 영영 날아가 버렸지요.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구 기자의 비보가 들려온

바로 전날 새벽,

그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그에 대한 근심걱정으로 가득했던

주변 지인들의 글들.


우려는 현실이 됐지요.

그가 해외로 출장을 떠났다가

거기에서 심장마비로

세상과 작별한 겁니다.

2014년 11월 12일의 일이었습니다.


며칠 간 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출장에서 돌아오면 이번엔 꼭 보자.”

그의 마지막 문자를

여러 번 확인하고 나서야

조금씩 실감을 하게 됐지요.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아마 그때쯤이었을 겁니다.

그의 추천사를

다시 꺼내보게 된 것이.


가장 사랑하고 싶은데 오히려 미워지기 쉬운 사람,

가장 믿어주고 싶은데 종종 나를 속이는 사람,

가장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은데

막상 마주 보려면 부담스러운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나’일 것이다.


‘자기계발’이라고 하면

세상을 살아가는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진정한 자기계발은

내가 나를 이해하고,

내가 원하는 나를 향해

그냥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물어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중략)


답은 찾지 못해도 좋다.

우리는 늘 변하기 마련이고,

인생에 정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그냥 내게 묻고,

나를 이해하고,

나와 친해지자.

세상에 나 자신만큼

나랑 친해야 할 사람은 없다.


처음에 그가 추천사를 건넸을 때

받았던 느낌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오더군요.

그가 독자들에게 던지고자 한

메시지가 뭐였을까,

혼자 생각해보았습니다.


딱 한 가지로 귀결되더군요.

나를 체험해야 한다는 것.


나를 몸소 겪어봐야 한다는 것.

나를 겪어보지 않고서는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다고 할 수가 없다는 것.

인생은 결국,

나를 알아가는 것에 다름 아니라는 것.


이 이야기를 쉽게,

제 나름대로 다시 정리해보니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질문들로 수렴되더군요.


첫째, 나는 누구인가.

둘째, 나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두 개의 질문들을 토대로

반드시 던져봐야 하는 마지막 질문,

그래서 현재, 나는 행복한가.


처음에 여러분에게 던진 테스트가

그렇게 해서 나오게 된 겁니다.


지난 1주일 동안 나는,

① 나 자신에 대해 10분 이상 생각해봤다.

② 주변 사람들에 대해 10분 이상 생각해봤다.

③ 직장생활(혹은 학교생활, 사회생활)에 대해 10분 이상 생각해봤다.

④ 꿈(비전)에 대해 10분 이상 생각해봤다.


사실을 고백하자면,

그가 떠난 그 시기가

저에게는 자문자답(自問自答)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시기였습니다.


작가로서의 삶을 지속하는 게 맞는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왜 이리 꼬이고 있는지,

문제가 조금씩, 차곡차곡 쌓여가던 시기였지요.

바로 그런 시기에 마치 경종이라도 울리듯

다시 보게 된 그의 추천사 속에서,

저는 비록 정답까지는 아니더라도

제가 찾아야 하는

저만의 답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의 말을 다시 인용해보면,

한 번쯤은 자신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나에게 묻고,

나를 이해하고,

나와 친해지는 과정을 겪어야 합니다.

모든 문제는,

그것을 풀어나갈 수 있는 출발점은

다름 아닌 ‘의문’을 갖는 것에서

시작되기 때문이지요.


앞으로 여러분은 총 71개의 질문들과

맞닥뜨리게 될 겁니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다양한 고민을 요하는,

다양한 레벨의 질문들이

눈앞에 펼쳐질 겁니다.

이 질문들과 좀 더 효과적으로,

좀 더 수월하게 맞붙을 수 있는

팁을 몇 가지 드려볼까 합니다.


1. 솔직해지세요.


영어에 ‘brutally honest‘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직역하면 ‘잔인하리만치 솔직한’이란 뜻이지요.

자기 자신에게 100퍼센트 솔직해져보세요.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피해서는 안 되는 ‘절대적인’ 전제이지요.

뭐, 누가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아니니

남을 의식할 것도,

남의 눈치를 볼 것도 없습니다.

정정당당하게,

자신에게 솔직담백해져보는 겁니다.


2. 맥락을 따져보세요.


질문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처해 있는 환경이나

상황이라는 맥락(context) 속에서

해석될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고로, 맥락을 반드시 따져보세요.

나라는 사람,

그리고 나라는 사람이 처해 있는 환경,

이러한 필터를 거치지 않은 채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는 건

사실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을 철저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세요.

‘내가 없는’ 질문은,

그저 활자 뭉치에 불과할 뿐입니다.


3. 어깨에서 힘을 빼세요.


인생을 적어도 60-70세까지 살아본

분이 아니라면,

어쩌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무언가를 자신하거나

확신해서는 안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연륜’이라는 표현이 괜히 있는 게 아니지요.

자신의 어깨에 들어가 있는 힘을

조금만, 아주 조금만 빼주세요.

따지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그 무게를

약간만 덜어내면,

반대로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길 겁니다.


제가 좋아하는 광고 카피 중,

예전에 나이키(Nike)에서 만든

카피가 하나 있습니다.


Everything you need is already inside.

당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은, 이미 당신 안에 있다.


혹시라도 질문들과 맞닥뜨리다가

기운이 빠지거나 힘들어서

책을 덮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부디 이 문장을 한 번만 되뇌어봐주세요.

마음이 한결 편안해질 겁니다.


굿 럭.


2016년 10월

Talent Lab 서재에서

허병민


『인생이 하나의 질문이라면』에서




작가의 이전글 스스로를 믿는 마음을 얻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