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있는 모든 시계의 추를
돌리면 되는 거야?
너에게 묻는 걸까,
아니면 나 혼자서 속삭이는 걸까.
그래 좋아.
묻고 싶은 걸 거야,
너에게 묻지 못했던 것을.
세상에 시계가 얼마나 많은데.
넌 그렇게 대충 얼버무리고 말겠지.
그래, 그럴 거야.
맞아, 세상에 널리고 널린 게 시계야.
시간이란 것은,
이렇게 잔인하게 계속
흘러갈 수밖에 없는 거고.
미치도록 널려 있는 게 시계고,
정말이지 죽도록 흘러가는 게 시간이야.
그런데 말이야.
돌아간다고,
흘러간다고,
다 지나가는 건 아니야.
다 지워지는 것도 아니고,
다 잊혀지는 것도 아니야.
사라질 수 없는 건,
그냥 사라질 수 없는 거야.
원래, 그런 거야.
그러니, 여기 있는 모든 시계의 추를
떼어버리면 되는 거야.
어차피 없어지는 건,
처음부터 하나도 없는 거니까.
원래, 그런 거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