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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병민 Dec 09. 2018

나는 당신이 아픕니다 #5

당신의 눈을 기억합니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몰래 빼내,

얽혀 있던 어제의 실타래를 풀어봅니다.

기댈 곳 없는 그곳, 

바로 그 자리에 남겨진 그대 그림자를 

몰래 기억해내 따라가 봅니다. 

그대가 머물러 있을 그곳으로.


당신의 미소를 기억합니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몰래 빼내,

잊혀질 뻔한 예전의 발걸음들을 

되돌려놓아 봅니다.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영원히 눈 감고 싶었던 것들엔 

잠시 눈을 감고

언제 그랬냐는 듯, 

지금의 그대가 그대를

기억해 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대가 머물러 있어야 할 

지금, 이곳에서.


저는 당신의 뒤에서,

당신의 기억들을 기억해냅니다.

그리고 내일의 기억들을 

조심스레 짜 맞춰 봅니다.


이 기억, 

이 느낌,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고 

또한 기억할 수밖에 없기에,

저는 당신의 기억 속에서

매일매일 눈을 감을 수밖에 없음을.

이것만이 제가 할 수 있고,

또한 해야 하는 일임을.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당신의 기억 속에서

잠들어버리고 말았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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