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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 Apr 14. 2021

카페인 탈출

나는 커피를 정말 좋아한다. 카누 같은 온갖 인스턴트커피부터 캡슐커피, 핸드드립, 카페에서 사 먹는 커피 등등 하루에 최소 두세 잔은 필수로 마신다. 인스타 감성이 아니어도 정말 맛이 좋은 카페를 찾아다니는 게 나름의 작은 기쁨을 주기도 한다. 최애 도시가 포틀랜드인 이유에도 커피가 아주 큰 공을 차지하고 있다. 예전에는 카페에  가면 초코 음료나 차를 시켰고 실수로라도 커피를 마시게 되면 (특히 아메리카노) 쓴 맛 나는 담뱃재 같은 이걸 어떻게 마시는 건 지 의아해했다. 그러다 기억나지 않는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커피 맛에 눈을 뜨게 됐다. 이제는 출근길 아아 없이 살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 이후로는 단지 졸음을 깨거나 밤을 새우기 위해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니라 정말 그 맛이 좋아서 마시게 됐다. 몸에 카페인이 잘 받지 않는 체질이어서 끊지는 못해도 줄여야 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정말 중독이 되서인지 커피를 안 마시면 오히려 두통이 심해지는 듯한 걸 느낄 정도로 이미 카페인에 중독되었다. 그러다 요 며칠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이제는 정말 커피를 멀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가 왔음을 깨달았다.


보기와 다르게 나는 허약 체질인데 나름 잡다구레한 운동을 해서 그나마 키운 체력이  정도다. 체력과 체격이 비례하지 않는  웃픈 상황..! 쓰레기 체력으로 인해 여러 잔가지 골칫거리와 동행하는 일상을 살아왔는데  며칠 급격히 상태가  좋아져 휴가를 내고 쉬는 시간을 가졌다. 자질구레한 여러 가지  최근  사건을 만든 주요 원인은 빈혈과 저혈압이었다. 혈액 검사를 해보니  치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왔다.   1 정도 페스코 채식을  적이 있긴 하지만  영향이라고 하기에는 벌써 그게 수년 전이고,  이리 수치가 낮은   수가 없었다. 철분제 처방과 함께 의사 선생님이 내리신 1 처방은 커피를 끊어라 였다. 그리하여 최근 5일간 커피를  잔도  마셨는데 오늘 결국 오후 중에 아이스라떼  잔을 마시고 말았다. 하루 실패한  통탄스러워해야 할지 5일을 지킨  스스로 대견해야 할지 모르겠다.


매일 같이 습관적으로 하던 일을 갑작스레 멈춘 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렇게 자제력이 약한 사람이었음을 다시 느낀 자아성찰의 하루다. 과연 카페인과 제대로 헤어질 수 있을지... 오랜만에 롤러코스터의 습관을 들으면서 오늘의 구구절절을 마무리해본다.


#디카페인에도 카페인이 있다는 걸 오늘 알게 된 사람의 구구절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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