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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어라 Nov 22. 2023

중딩 아들과 남편을 세트로 내보내면 생기는 일

매주 토요일 침.

중딩 아들과 남편은 세트로 집을 니다.

싸! 가 절로 나오는 아침이지요.



중딩이 움직이겠다는 건 흔치 않은 일입니다.


아들의 자발적 발언에

어미는 옳다구나! 하며 

배드민턴 레슨 10회를 등록해 드렸지요.


이참에 남편  떠밀었습니다.

그렇 둘은 정확히  아침 8시 30분.

집을 섭니다.





남편과 중딩 아들은 누가 봐도 붕어빵입니다.

외모는 물론 먹부까지 틀로 찍어낸 듯하지요.


누가 먹깨비 아니랄까 봐

아침보다는 아침밥을 사수합니다.


이번 주는 둘 다 공복 상태로 운동을 가 떼창을 데요. 먹깨비 삶에 있을  없는 .


삐리_  삐리_

어미의 촉이 발습니다.

먹깨비들에게서 은행 알 나뒹구는 냄새가 나는데요.

허나 증거는 기에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두 먹깨비들은  집에 오는 시간을

훠~~얼씬 지나 나타났습니다.


손에는 큼지막 스티로폼 박스를 들고서요.


그것으로 부족했는지 중딩 아들 손에는  가 달랑달랑 들려 있었고.






먹깨비들은 화--알짝 미소를 띠고 있었습니다.

저러다 입이 귀에라도 걸리면 어쩔까 싶을 정도로요. 


손과 발은 모터라도 장착했는지 분주 움직였고요.

어미가  들어갈 틈은 한치도 주지 않았습니다.


스티로폼 박 개봉하면서는 

007 작전을 방불케 했습니다.

척하면 . 합도 잘 맞았지요.


그렇게 뚜껑이 열리고

스티로폼 박스 속 고 녀석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자태는 얼마나 위엄 있고,

다리는 또 찌나 롱다리 던지요.


 밖으로 삐져나오는 사이즈

어미는 입을 쩍 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

.

.









쩍벌남. 다리좀 오므려 주실래요.


따라란 딴따란---  녀석은 바로 킹. 크. 랩.


아들 생일 때마다

연례행사처럼 킹크랩을 먹었는데요.

웬일로 이번 생일은 거부하기에

이젠 질릴   했습니다.


결국

킹크랩 대신 스테이크를 사드렸더니만.


그럼 그렇.

중딩 아들은 생일 먹부림 갈라쇼라도 펼치려는 듯

킹크랩을 들고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아부지 찬스를 써서 말이에요.


어미가 폭풍 잔소리를 쏟아 내려 던 찰나.

요럴 땐 또 똥차게 눈치를 챙기 중딩입니다.


아빠가 발라 놓은 게살을

어미 입에 바로  쳐... 넣어 줍니다.


웁... 으읍.

쩝쩝쩝...


말해 뭐해요~


게살이  통통하고 달큼해서

잔소리는 안드로메다로 날아가고

어미는 입이 터져 실성한 듯 먹어치웠습니다.


통통한 게다리 하나 먹고 가실게요.


게살 에 혼이 나간 어미는 먹깨비들과 일심동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게딱지 밥도 비벼 보겠다며 설쳐댔습니다. 화룡정점. 챔기름도 신나게 한 바퀴 둘러주었고요.


어디 그뿐인가요.

시간차를 두지 않는 속공.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라면도 후딱 끓여 들이밀었죠.


먹깨비들. 쌍엄지를 날려줍니다.

잊지 마라. 내가 라면에 게딱지 국물까지 넣어줬다.


지금도 한 입 하고 싶은 비주얼.



!

오늘도 이렇게 어미의 창대한 계획은 말리는 건가요.


우리 집 먹깨비들,

운동을 가는 건지.

음식 픽업을 가는 건지.


결국 . 런 생각도 잠시. 

모르겠다. 먹고나 보자 했죠. 쩝쩝쩝.




참! 아들이 들고 온 하얀 봉다리는

꽈배기와 핫도그였음을 알려드립니다.


봉지를 열어 보고 이구- 했다가

어미가 젤 맛있게 먹었다는 건 비밀입니다.


세상 맛있는 거~



중딩시대 경험해 보시라.

끊임없는 먹부림 쇼. 쇼. 쇼를.

어마무시한 양과 횟수에 까무러칠지도 모른다.


아... 가을...

우리 집 엥겔지수 치솟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오늘의 한 문장

중딩 아들 뒤에 숨겨진 진짜를 놓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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