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라디오 시즌2>를 들으며
기다리고 기다렸던 그 날이 왔다. 4월 20일, <브런치 라디오 시즌2>가 멜론에 공개되는 날이었다. 작년 12월, 별 기대 없이 공모전에 응모했던 한 편의 글이 올해 1월에 브런치팀으로부터 당선됐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 어찌나 놀랐던지. 지금도 그 장면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리고 2월에는 라디오 대본을 난생처음 쓰면서 느꼈던 창작의 고통이 있었다. 3월에는 브런치 라디오 녹음 현장에 방문했다. 그렇게 녹음과 편집의 과정을 거쳐서, 드디어 4월에 라디오가 오픈된 것이다. 이번 주 화요일에 라디오가 정식으로 오픈되기까지, 꼬박 네 달 정도 시간이 걸렸다.
눈으로 읽는 ‘글’을 귀로 듣는 ‘라디오’로 새롭게 만났을 때, 내가 쓴 대본이 맞나 싶어서 낯설고 신기했다. 라디오는 나만의 작품이 아니었다. 라디오 대본을 쓰는 작가뿐 아니라 글을 낭독하는 DJ 작가님, 녹음과 편집 작업을 해주시는 감독님, 중간에서 조율하고 소통해주시는 매니저님, 그리고 보이지 않는 분들까지. 그분들의 노력과 정성이 더해져서 멋진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
다른 작가님들의 작품을 들으면서, ‘원래 라디오 작가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맛깔나게 글을 쓰고 노래 선곡까지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것을 보며 감탄이 나온다. 내가 쓴 대본도 내가 쓴 게 맞나 싶을 정도로 DJ 작가님의 목소리와 감성이 입혀지니 더욱 생동감 있고 풍성하게 들린다. 내가 대본을 좀 더 잘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하니 만족하며 감사하려고 한다.
브런치 라디오가 오픈한 당일에는 내가 알릴 수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전부 홍보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카톡 친구로 등록된 사람들에게 거의 알렸다고 해도 무방하다(음, 이건 너무 과장인가. 그만큼 열심히 홍보했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 다음날 아침이 되니, 너무 오버한 게 아닌가 싶어서 뒤늦게 부끄러움이 몰려오긴 했지만, 자기 홍보 시대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으니 잘한 거라고 스스로를 칭찬했다.
출근길, 퇴근길에 들으면서 힐링했다는 친구들도 있었고 네가 쓴 거 맞냐며 자랑스럽고 멋지다고, 이러다 유명해지는 거 아니냐면서 같이 기뻐해 주는 지인들도 있었다. 사실 나는 지금 백수에 그 무엇도 아닌데, 오래간만에 띄워주는 비행기를 타면서 마음이 둥둥 떠다녔다. 그리고 빠르게 현실로 돌아오긴 했다만.
그러고 보니 새해 초부터 시작해서 매달 브런치팀과 일정을 함께해 온 기분이다. 나에겐 아주 큰 일정이었다. <브런치 라디오 시즌2> 작가로 함께할 수 있었음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내가 쓰는 글이 부족해도 응원해주시는 구독자분들과 시간 내서 라디오를 들어주시는 청취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내가 쓰는 글이 사람을 살리는 글이 되기를 기도한다.
5/5 (수)까지, 멜론 앱에서 <브런치 라디오>를 구독하고 멜론 이벤트 페이지에 댓글로 감상평을 남기면 "세 분께 에어팟프로"를 드린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