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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릭 Oct 10. 2022

어제 쓴 글을 엎어버렸다.

잘 쓰려고 하지 말자. 힘 빼고 쓰자

브런치북 공모전이 2주도 남지 않았다.

'4주 뒤에 뵙겠습니다.' 중에서 절반도 남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기획했던 10편의 글 중에서 꼴랑 2편의 글만 쓴 상태다. 그럼 이번 주에 4편, 다음 주에 4편의 글을 써야 브런치북을 완성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똥줄 타는 상황이다.


평일엔 일을 하니까 아무래도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여유롭지 않다. 그래서 지난 토요일엔 도서관에 가서 하루 종일 글을 쓰자고 다짐했건만. 하루 종일 집에서 퍼져있었다. 한강에서 불꽃축제가 3년 만에 열렸다는데, 남자친구 하고 데이트 가는 게 더 나을 뻔했다. 토요일엔 도서관을 가야 하니 내일 만나자고 했는데. 어쩌다 아무것도 안 하고 휴대폰만 보면서 시간 낭비하는 하루를 보낸 건지, 자책하고 또 자책했다.


후회해도 소용없었다. 황금 같은 토요일은 이미 지나갔고 딱히 변명할 것도 없었다. 미루고 또 미룬 건 나니까. 그러나 자책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나?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으려고 할 필요는 없다. 그럴 수도 있다 생각하며 툭툭 털어버리고, 새로운 물을 컵에 담으면 된다.




그런데, 어제 쓴 글을 엎어버렸다.

2편 <구인업체와 실랑이>에 대한 글을 쓰고 있었는데 갈수록 재미없어지는 거다. 항상 재밌는 글을 쓸 수는 없겠지만, 독자가 보기 이전에 일단 내가 재밌어야 글을 쓸 수 있는데 꾸역꾸역 쓰니까 힘이 들었다. 왜 그럴까? 무의식 중에 내가 가진 지식을 뽐내려고 한 건 아니었을까. 있어 보이는 글을 쓰고 싶어 한 건 아니었을까.


이유야 어찌 됐든, 나는 잘 쓰려고 했던 것 같다. 잘 쓰려고 힘이 잔뜩 들어가니까, 오히려 글이 써지지 않았다. 글쓰기는 수영과 비슷하다. 수영을 배울 때 몸에 힘을 빼야 물에 뜬다고 재차 강조한다. 몸에 힘을 잔뜩 주면, 물에 뜨기는커녕 가라앉고 만다.


공모전 마감까지 얼마 남지 않았고, 써야 할 글은 많고, 나만의 자유시간은 별로 없다. 마음은 조급해지고 발을 동동거리게 된다.


하지만 그럴수록 차분하게 마음먹고 심호흡을 가다듬고  쓰려는 마음을 내려놓자.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 쓰는  나한테도, 독자에게도 좋을 것이다. 수영할  힘을 빼야 앞으로 나아가듯이, 글을  때도 힘을 빼야 앞으로 나아갈  있다.  쓰려고 하지 말자.  빼고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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