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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바람 Aug 20. 2023

3부. 노는 게 제일 좋아!

스텔라는 그래도 어렸을 때 많이 여행을 다녔지만, 소피아가 태어났을 때 막 코로나가 시작하던 시기이다 보니 여행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나 봅니다. 소피아에게는 집 - 놀이터가 전부였고, 가끔 키즈카페나 롯데월드에 가는 게 제일 멀리 가는 거라 생각하였지요. 제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롯데월드 한 번 가는 게 큰 행사와 같았지만, 요즘은 연간 회원권을 끊어 시간 날 때마다 갈 수 있으니 어찌 보면 롯데월드도 소피아에겐 일상과 같을 수 있습니다.

스텔라는 어렸을 때 놀이기구 타는 걸 무서워했지만, 요즘은 그래도 곧잘 무서운 놀이기구도 타곤 합니다. 신밧드의 모험을 제일 좋아하지요. 하지만 소피아는 아직 겁이 많은지 놀이기구 타는 걸 무서워합니다. 그래서 보통은 키즈토리아에서 뛰어놀게 하거나, 아이용 놀이기구를 태우는 걸로 시간을 때우곤 하지요. 스텔라 키가 125cm보다 작았을 땐 그래도 같이 키즈토리아에서 놀 수 있었지만, 이젠 스텔라가 키즈토리아 출입이 안 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소피아와 제가 키즈토리아에서 놀고 있으면, 약 1 ~ 2시간 동안 스텔라와 엄마는 신나게 놀이기구를 타며 시간을 보냅니다.


마침 그날은 소피아가 아기 고양이 인형을 샀을 때였습니다. 항상 "아기"라 그러고 앉고 돌아다니더니 어느 순간 아기 이름이 "하리보"라고 합니다. 


"하리보야! 밥 먹자!"

"하리보야! 같이 놀자!"


사실 하리보는 스텔라의 어렸을 때 별명입니다. 워낙 하리보 젤리를 좋아했고, 생김새가 하리보 곰처럼 귀엽게 생겨 하리보라고 별명을 불렀었는데, 소피아가 어느 순간부터 아기 인형을 하리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스텔라는 화가 났지요.


"너! 언니 별명을 그렇게 부르면 안 돼!"


하지만 소피아는 배시시 웃으며, 하리보라고 부릅니다.


 

언젠가부터 소피아는 하리보를 항상 들고 다닙니다. 하리보와 함께 여행도 다니고, 어린이집도 갑니다. 하루의 일상을 함께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지요. 하지만, 아직 노는 거 좋아하는 아이들에겐 하루 종일 신나게 놀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어른들도 아무 생각 없이 놀고 싶을 때가 있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요? 

마침 방학이 시작되었을 때, 오크밸리로 2박 3일 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놀 수 있고 - 저도 아이들 사진을 찍으며 행복하게 보낼 수 있으니 서로가 행복해지는 순간이지요. 막 오크밸리에 도착하였을 때 소피아는 "우리 이사 갔어요?"라고 이야기합니다. 아직 펜션과 콘도, 숙소에 대한 개념을 모르는 아이이다 보니, 자기 장난감과 커다란 TV가 없어진 게 서운한가 봅니다. 그래도 수영복을 갈아입고 물놀이를 하자고 하니 금세 잊어버리고 신나게 뛰어놉니다.

 


스텔라는 물놀이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소피아는 스텔라 옆에서 노는 걸 좋아합니다. 아직 소피아는 물이 무섭긴 하지만, 언니가 옆에 있으니 세상 무서울 게 없나 봅니다. 튜브를 타며 물에 둥둥 떠다니며 언니와 함께 물장구를 지닌 시간이 마냥 행복하기만 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스텔라는 소피아와 함께 물에 둥둥 떠다니기보다는 슬라이드를 타는 게 더 행복한 아이입니다. 언젠가 소피아도 어린이가 되면 신나게 슬라이드를 타고 놀 수 있겠지요. 물론, 그때가 되면 스텔라는 시시하다고 친구들과 여행을 떠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아직은 6살 차이 나는 두 자매가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니 참 행복하기만 합니다.


그다음 날은 조금 늦게 일어나서 물놀이를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놀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있습니다. 키즈카페에서 놀기. 그리고 주위에서 신나게 뛰어놀기. 아이들은 특별한 장소에 가서 사진을 찍고 놀기보다는 그냥 어디든 뛰어놀 수 있는 곳이면 다 행복해합니다. 사실 거창한 에버랜드보다는 동네 놀이터에서 하루종일 노는 걸 좋아하고, 억지로 사람을 소개받기보다, 마침 그날 보이는 아이들과 우리 같이 놀자!라고 이야기 하며 함께 뛰어노는 걸 좋아하지요. 막상 그날 함께 신나게 놀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누구와 놀았는지 잊어버리게 되지만 그래도 마냥 행복하기만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 딱 그 공간만 있으면 아이들은 정말 행복해합니다. 스텔라와 소피아는 그 공간을 사랑해합니다. 거창한 장난감보다는 엄마 아빠가 사용하던 볼펜 한 자루, 노트 한 권을 가지고도 신나는 장난감으로 변신하곤 합니다. 핸드폰 배터리가 다 되더라도, 아이들은 신나게 가지고 놉니다.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하니까요. 그리고 밤이 늦어 너무 졸리더라도 소피아는 눈을 비비며 이야기합니다.


"나. 조금만 더 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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