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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흔들린 사진은 "거리사진"의 트레이드 마크

by 별빛바람

우리가 사진을 찍을 때 흔히 생각하는 두려움 중 하나는 "흔들린 사진" 혹은 "초점이 맞춰지지 않은 사진"에 대한 두려움이 대부분일 겁니다. 아무래도 사진을 찍다 보면 마치 정물화처럼 명확하게 사물과 피사체가 뚜렷하게 보여야 하는 경우가 "멋진 사진"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하지만, 이제 막 밖을 나가 사진을 찍을 때 "흔들린 사진"에 대한 두려움만 떨쳐 버린다면 사진에 대한 아름다움을 연출해 볼 수 있습니다.


가끔 인터넷을 통해 멋진 거리사진을 보다 보면, 구도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 수평이 맞지 않은 사진을 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유명한 종군기자인 로버트 카파의 사진을 바라보더라도 분명 구도와 수평, 초점이 맞지 않은 사진들도 많이 있습니다. 아마도 "사진"이 꼭 뚜렷한 피사체를 바라보기보다는, 그 순간 사진을 찍고자 하는 사람의 생각을 보여주고자 하는 게 더 큰 목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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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찍을 시점은 21년도 말 코로나가 어느 정도 소강이 된 시점이었습니다. 이제 사람들이 시장에 방문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고, 연말이다 보니 사람들의 인파 때문에 어느 한 곳에 멈춰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은 순간이었지요. 하지만 사진에서 보여주고자 한 것은 "코로나"가 어느 정도 지난 시점에 다들 마스크를 낀 순간에도 각자의 삶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당시 장소는 청량리 경동시장의 한 장소였던 것 같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초점을 맞추며 하나의 피사체를 집중하기보다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에 좀 더 집중을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 조차도 움츠려드렸던 그 순간에서 밖을 나와 사람들과 교감을 하는 그 모습을 보여주고자 사진을 찍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주인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지 이 사진에서 보여주고자 한 것은 사람들의 움직임입니다.


밖을 나간 순간, 사진을 찍을 때 첫 번째 명심해야 할 사항.

"초점이 맞지 않더라도, 내가 표현 고자 하는 장면이 있다면 편하게 셔터를 눌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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