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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바람 Apr 12. 2024

아빠가 찍은 사진들

스텔라는 이제 막 만 9살인 초등학교 4학년 아이닙니다. 소피아는 스텔라보다 한참 어린 5살 아이이지요. 아빠는 아직 철없는 어른입니다. 그래서 신기한 카메라를 보면 아이들을 먼저 찍어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빠는 항상 필름 카메라로 찍어주려 하기 때문에, 스텔라와 소피아는 사진을 확인할 수 없어 항상 서운해하지요.


그날은 한창 툴툴대며 “아빠, 왜 항상 흑백사진으로 사진을 찍어?”라는 이야길 합니다. 아빠가 찍는 사진은 항상 어둡고, 칙칙하고, 화사한 봄날의 색감을 표현할 수 없다고 하네요. 그럴 때마다 저는 “아빠는 색을 잘 표현할 수 없어, 흑백을 더 좋아해.”라고 하지만, 사실 어떤 색이 아이들을 더 이쁘게 표현하는지 잘 몰라서 그럴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의 사진을 찍을 때 흑백이 좋을 때가 있습니다. 우선, 색 때문에 가려지는 아이들의 표정이나 행동을 더욱 부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은 장소와 아이들의 모습이 더욱 강조가 되니, 화려한 색 때문에 “아이들의 일상”이 가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지요.

종종 50mm 렌즈를 쓰기도 하지만, 요즘은 35mm 렌즈로 같이 사용하며 아이의 표정과 장소를 함께 담아보려 합니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건 그 순간의 표정뿐만 아니라, “어디서” 그리고 “무엇을”했는지도 아이들의 추억을 담는데도 더욱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제 카메라는 아이들의 일상을 담는 도구입니다. 때론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걸으며 사진을 찍고, 혼자 사색에 잠기기 위해 사용하기도 하지만 주로 찍는 사진은 스텔라와 소피아의 일상이지요. 물론 필름이라 유지비가 많이 들긴 하지만, “아이들의 일상”을 단 한 장으로만 남긴다면 그만큼 의미 있는 사진이 또 있을까요?


잠시 놓쳤지만, 아이들의 일상도 함께 공유를 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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