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네 번째 사진과 글 한 덩이
항상 일이 내 마음대로 풀리지 않을때가 있다.
회사 일이든, 가족 일이든…
아니면 그 어떤 일이든…
생각한대로 일이 술술 풀린다면 그 것만큼 행복할 때가 없겠지만, 꼭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그렇게 복잡한 순간이 다가오면 머릿속은 무언가 멈춰진 듯 어떠한 일도 손에 잡히지 않을때가 많다. 아니 어떤 생각이 들지 않을때가 많다.
그럴때만 난 항상 카메라를 들고 길을 걷는다. 디지털 카메라도 좋고, 필름 카메라도 좋다. 그저 내가 생각하는 일이 아닌 다른 생각을 해 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길을 걷는다. 그리고 생각을 최대한 안 하고자 노력을 한다. 단지, 눈은 주위를 바라볼 뿐, 그 일과 멀어지려고 노력할 뿐이다.
물론 그 일에서 멀어지는 것은 쉽지 않다.
이미 해결하기 어려운 순간일 때도 있다.
아니… 어떨땐 생각조차 하기 싫은 순간일 때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그저 걷기만 한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서 그 일에 대한 생각이 잊혀지고, 단지 사진을 찍고자 하는 생각만 남을때까지 길을 걷는다. 어찌보면 내가 할 수 있는 그 일을 “잊어버리기”위한 하나의 의식인지도 모른다.
요즘 들어 아무 생각없이 걷고 싶을때가 많다. 그리고 생각 없이 걸으며, 카메라 뷰파인더만 바라보고 싶을때가 많다.
어쩌면 내가 아직 무언가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