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빛바람 Jul 24. 2024

즐거운 편지

열 다섯 번째 사진과 글 한 덩이

Leica MP, Voitglander Nokton Classic 35/1.4 MC, Fuji Superia 400

학창 시절. 편지는 일상이었다. 친구에게 무언가를 이야기 하고자 할 때, 혹은 마음에 드는 이성친구에게 마음을 전달하고자 할 때. 아니면 그냥 의미 없는 “행운의 편지”가 있을 수 있다. 동네 문구점에는 항상 우표가 있었으니 100원 정도의 우표와 편지 봉투, 그리고 정성 스럽게 손으로 꾹 눌러쓴 편지를 우체통에 넣으면 며칠 후에는 답장이 올지 기다린다.

누군가에게 돋보이기 위해 고른 이쁜 편지봉투와 편지지. 때론 정식 규격이 아니라서, 배달이 누락될 수 있다는 말도 듣기는 했지만 그래도 정성스럽게 고른 편지봉투와 편지지가 누군가에게 전달될거란 기대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것 중 하나였다.

사실 남자들은 군 시절 편지를 더 많이 썼다. 외부와 단절이 되어 있으니, 그리운 부모님 - 그리고 친구들 등등 많은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며, 답장이 오기를 기다리기만 했다. (물론, 편지는 미리 소대장이 개봉하여 읽어보기도 했다. 개인적인 서신 교환이지만, 개인의 서신 교환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인가 편지라는 것 들이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아니 이메일도 이젠 잘 사용하지 않는 매체가 되었다. 카카오톡 혹은 문자메시지도 이젠 구시대의 유물이 된 듯 하다.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더라도 즉각 답을 확인할 수 있는 신속성의 장점 때문일까? 어느 순간부터 “편지”를 기다리는 즐거움이 사라진 것은 너무 빨리 변하게 된 모습이 아닌가 싶다.


이제는 길을 걸어도 우체통을 찾아보기 힘들다. 주위에 보이던 우체통도 이제는 철수한다는 메시지가 적혀있기 마련이고, 집집마다 이쁘게 꾸몄던 우체통도 이젠 사라지게 되었다.


언제 올지 기다리던 그 편지.

때론 설레이게 하던 그 편지가 오늘 만큼은 기다려지는 것 중 하나인 듯 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