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밝게 비치는 이른 아침, 동물들이 모여 사는 숲 속 마을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많은 동물들이 모여 사는 숲 속 마을에는 최근에 생쥐들이 이사를 왔어요. 생쥐들은 원래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싶어 했으나, 사람들이 생쥐를 무서워했기 때문에 숲 속으로 이사를 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생쥐들은 사람들과 살았을 때를 그리워하면서 사람들에게 배웠던 것을 숲 속 마을 친구들에게 알려주며 살아갔어요. 최근에 이사를 온 꼬마 생쥐 찍찍이는 모든 것이 신기한 호기심 많은 생쥐 친구였어요.
그날은 햇살이 너무나도 따뜻해서 동물들이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너무나 행복함을 느끼던 하루였습니다. 이날 여우 가족은 며칠 전 얼룩소에게 받은 우유로 만든 치즈를 가지고 소풍을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어요. 도시락 바구니와 돗자리를 챙기고 마지막으로 치즈를 챙기려고 나무 그루터기 옆에 묻어둔 땅을 파려고 갔어요.
“앗! 치즈가 없어졌어!”
어제저녁에 가족들과 힘들게 만든 치즈가 사라진 걸 알게 되니 소풍을 망쳤다는 생각에 아기 여우도 서운해서 울기 시작했어요. 얼룩소가 나눠준 우유를 통에 담아 밤새도록 열심히 휘저어 만든 맛있는 치즈가 사라졌다 생각하니 여우 아저씨는 화가 났어요.
“도대체 누가 여우의 치즈를 훔쳐 간 거야!”
여우 아저씨의 큰 소리에 동물 친구들은 깜짝 놀라 밖으로 나왔어요. 나무 그루터기 옆은 파 해쳐져 있었어요. 동물들은 여우 가족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무슨 일이에요?” 토끼가 궁금한 듯 이야기를 했어요.
“여우네가 만든 치즈를 누가 훔쳐 갔나 봐요.” 곰 아주머니는 대답을 하였지요.
여우 아저씨는 소리를 치며 계속 이야기를 했어요.
“우리 가족이 밤새도록 힘들게 저어서 만든 치즈를 누가 훔쳐간 거야! 우리 아기가 너무나 좋아하는 치즈를 말이야! 우리 가족의 소풍을 누가 망쳤어!”
여우 아줌마와 아기 여우는 울음을 터뜨렸어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동물들은 서로 나눠주고 도와주면서 행복하게 살았는데, 갑자기 도둑이 생겼다 하니 소름이 돋기 시작했어요. 그때 마침 고양이가 동물들을 보며 이야길 했어요.
“잠깐. 우리 중에 치즈를 좋아하는 동물은 누가 있죠? 아마도 최근에 사람들의 마을에서 이사 온 생쥐들이 아닐까요?”
고양이가 이야길 하자, 여우 아저씨는 생쥐 가족들에게 달려가 소리쳤어요.
“어서 내 치즈를 내놔! 우리 가족이 힘들게 만든 치즈를 내놓으란 말이야!”
생쥐 아저씨는 너무 억울한 표정을 지었어요. 하지만 여우 아저씨가 갑작스럽게 다가와 생쥐 아저씨를 넘어뜨리니 뭐라 이야기하기가 힘들었어요. 그때 마침 생쥐 아저씨의 아들인 찍찍이가 소리쳤어요.
“여우 아저씨! 우리 아버지를 놔주세요! 우리 가족은 치즈를 훔치지 않았어요.”
“치즈를 훔치지 않았다고? 우리 동물들 중 치즈를 좋아하는 동물은 생쥐들 밖에 없어! 그러니 도둑은 너희들이야!”
마침 고양이도 이야길 이어나갔어요.
“맞아. 생쥐들은 원래 사람들의 음식을 훔쳐 먹는 걸 좋아해. 그리고 치즈를 너무나 좋아하는 동물이니 분명 여우네 치즈를 훔쳤을 거야.”
참새들은 이 이야길 듣고 나서 하늘 위로 날아다니며 조잘대며 노래를 불렀지요.
“사람 마을에서 음식을 훔치다 도망쳐서 숲 속 마을로 이사 온
훔치는 걸 좋아하는 생쥐들이 여우네 치즈를 훔쳤데. “
참새들의 노래를 들은 동물 친구들은 생쥐가 범인일지 모른다고 서루들 수군댔어요. 분명 사람들 마을에서 이사 온 이유는 음식을 훔치다 걸렸기 때문이라 이야기하는 동물 친구들도 있었지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찍찍이는 너무 화가 나서 소리쳤어요.
“우리는 도둑이 아니에요! 우리가 사람들 마을에서 음식을 먹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훔친 음식이 아니고, 사람들이 먹다 남은 음식을 몰래 가져가서 먹었을 뿐이에요! 우리는 절대 다른 동물들의 음식을 훔치지 않아요!”
여우 아저씨는 찍찍이에게 다가가며 이야길 헸어요.
“동물들 중 치즈를 먹을 줄 아는 동물은 생쥐와 여우 밖에 없단다. 우리 여우는 개의 사촌이기 때문에 숲 속에 살아도 치즈에 익숙하지. 하지만 다른 동물들은 치즈를 좋아하지 않아. 치즈 냄새만 맡아도 얼굴을 찡그리거든. 그러니 치즈를 훔친 동물은 너희 생쥐들일 거야! 당장 우리 가족의 치즈를 돌려줘!”
찍찍이는 주위를 둘러보았어요. 찍찍이와 생쥐 가족들은 치즈를 좋아하는 건 사실이지만, 어제 만큼은 여우네 치즈를 훔치지 않았어요. 너무 억울한 나머지 엄마 생쥐와 동생 생쥐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어요. 어쩌면 동물들은 생쥐가 도둑이라 이야기하며, 치즈를 내놓지 않으면 숲 속 마을을 떠나라 할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 마을에서처럼 마음 졸이며 살지 않아도 되는 숲 속 마을을 떠나고 싶지 않았어요. 찍찍이는 나무 그루터기 주위를 유심히 관찰했어요. 나무 그루터기 옆에는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고, 주위에는 흙이 파 해쳐져 있었어요. 그리고 나무 그루터기에는 최근에 생긴 것 같은 무언가에 긁힌 자국이 있었고, 하얗고 검은 털 뭉치가 주위에 있는 걸 보았어요.
“여우 아저씨! 여길 보세요. 우리 생쥐는 너무나 작아서 이렇게 큰 구덩이를 만들 수 없어요. 고작 해야 우리 크기 정도의 구멍만 만들 수 있어요. 사람들 마을에서도 우린 작은 쥐구멍만 만들어서 드나들 뿐이에요!”
여우 아저씨 얼굴에 반도 안 되는 생쥐 찍찍이는 여우 아저씨를 쳐다보며 이야길 했지요. 구덩이는 여우 아저씨 얼굴 크기에 두 배 정도 되었고, 깊이는 생쥐 가족들의 키보다 두 배는 컸어요. 생쥐가 이 구덩이를 파기엔 쉽지가 않아 보였어요.
“그럼 우리 가족 치즈를 누가 훔쳐갔단 거야!”
찍찍이는 주위를 둘러보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이 구덩이를 보세요. 여우네 가족들은 새로운 음식을 장만하면 땅속에 숨기는 습관이 있는 건 우리 숲 속 마을 동물들은 다 알고 있어요. 땅속에 음식을 저장하는 동물이 여우네 말고 또 누가 있을까요? 친척 다람쥐네가 있겠죠? 하지만 다람쥐는 도토리나 알밤과 같은 견과류를 좋아하니 범인이 아닐 거예요.”
찍찍이는 나무 그루터기 위로 올라가 다시 이야기를 했어요.
“그리고 다람쥐는 우리 생쥐랑 크기가 같아요. 다람쥐가 이 구덩이를 파려면 하루 종일 파도 힘들 거예요. 고작 우리들처럼 작은 구멍만 팔 줄 알거든요. 그럼 굴을 팔 줄 아는 동물은 누구일까요?”
염소 아저씨가 찍찍이를 보며 이야길 했어요.
“예전에 사람들 마을에 살 때 토끼들이 구멍을 파서 채소들을 훔쳐먹곤 했어. 아마 토끼들이 아닐까?”
“우리 토끼는 범인이 아니에요! 토끼는 풀과 채소를 좋아하지, 치즈는 안 먹는다구요!”
찍찍이는 염소 아저씨에게 다가가며 말을 했어요.
“네. 분명 토끼는 초식동물이라 치즈를 먹지 않을 거예요. 여길 보세요.”
찍찍이는 그루터기에 난 긁힌 자국을 유심히 바라봤어요. 무언가 긁은 자국이었어요. 마치 동물의 발톱으로 긁은 것 같았어요.
“여기 보시면 나무 그루터기에 긁힌 지 얼마 안 되는 자국이 있어요. 이런 긁힌 자국이 있다는 것은 우리 동물들 중에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동물 중 하나이겠죠? 곰 아주머니는 이 발보다 엄청 큰 발을 가지고 계시니 범인이 아닐 거예요.”
곰 아주머니는 찍찍이를 바라보며 이야길 했어요.
“그래 맞아. 난 땅을 파기 보단 나무 위에 올라가 꿀을 따먹는걸 더 좋아해. 달콤한 걸 좋아하는데 치즈 냄새는 너무 고약해서 맡기도 싫은걸.”
찍찍이는 긁힌 자국을 어루만지며 이야기를 계속했지요.
“그렇다면 이렇게 날카로은 발을 가진 동물은 누가 있을까요? 너구리네도 이 정도 크기의 발을 가지고 있겠죠? 그리고 오소리 아저씨도 발의 크기가 이 정도일 것 같아요. 하지만, 너구리나 오소리는 작은 동물 친구들을 잡아먹으니 치즈를 먹지는 않겠지요. 그렇다면 누가 범인일까요?”
찍찍이는 주위를 둘러보며 털 뭉치를 주워 들고선 이야길 했어요.
“이 하얗고 검은색 털을 가진 동물이 범인일 거예요!”
순간 동물들은 주위를 둘러보았어요. 하얗고 검은색 털을 가진 동물. 그 동물은 고양이밖에 없었어요. 고양이는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보이며 이야길 했어요.
“내가 범인이라니! 내가 범인이라는 증거가 있어?”
찍찍이는 고양이 앞으로 다가갔어요. 그리고 발톱을 바라보았지요.
“당연하지요. 범인은 고양이가 분명해요. 우선 고양이는 땅을 파는 걸 싫어하긴 하지만, 고양이 정도의 발 크기면 이 정도 깊이의 구덩이를 팔 수 있겠지요. 그리고 고양이는 무언가를 긁는 걸 좋아해요. 발톱을 날카롭게 새우고 긁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지요. 여기 그루터기에 긁힌 자국은 고양이의 발톱과 똑같지 않나요?”
“그 긁힌 자국은 내가 긁은 게 맞아. 난 울퉁불퉁한 곳을 보면 항상 긁고 싶거든. 하지만, 그게 내가 범인이란 증거가 될 수는 없어. 난 단지 지나가다 긁었을 뿐이야.”
“당연히 이게 증거일 수는 없겠죠. 하지만, 두 번째 증거가 있지요. 이 털 뭉치!”
찍찍이가 고양이 앞에 하얗고 검은색 털을 보여주며 계속 이야기를 했어요.
“고양이는 무언가 더러운 게 묻는 게 싫었을 거예요. 그래서, 땅을 파면서 치즈를 찾으려 했는데, 계속 흙이 묻으니 신경이 쓰였겠지요. 땅을 파면서 혓바닥으로 털 고르기를 했을 거예요. 그러다 털이 목에 걸려 뱉어내니 고양이의 털은 둥그런 털 뭉치가 되었어요. 그리고 마지막 증거가 있지요. 그 증거는 바로 고양이의 발톱이에요! 우유를 좋아하니 당연히 치즈도 좋아하지 않을까요?”
동물들은 고양이의 발톱을 보았어요. 땅을 너무 오랫동안 팠는지 발톱에는 흙 때가 아직 닦이지 않았어요. 고양이는 눈물을 흘리며 이야길 했어요.
“난 다시 사람들 마을에 가고 싶었어. 지금은 숲 속 마을에 살지만, 주인이 좋아했던 치즈를 가져가면 분명 나를 다시 받아 주실 거라 생각했어.”
찍찍이는 고양이에게 다가가 이렇게 이야길 했어요.
“사람들의 마을에 가는 건 상관없지만, 죄 없는 동물에게 누명일 씌우는 것은 나쁜 행동이에요! 이제는 사람들 마을로 돌아갈 수 없지만, 우리 숲 속 마을에서 같이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