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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바람 Sep 05. 2022

거리 사진 12 - 일상, 새롭게 돌아볼 때

내 사진 프로젝트의 주요 주제는 "일상의 거리"를 기록하기였다. 물론, 요즘은 사진을 찍는 방식을 다소 바꿔보긴 하였지만, 한 여름 햇살이 충분할 때 찍는 일상의 거리는 정말 아름답게 표현이 된다. 이번 사진은 여름휴가 때 카메라를 들고. 찍었던 사진들을 위주로 하여 정리를 해 보았다.


푸른 하늘(Leica SL, Sigma DG DN 24-70/2.8, Kenko Nostaltone Blue Filter)

비가 막 온 직후라 그런지 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푸르렀다. 사실 서울의 하늘에서 푸르름을 기대하는 것은 큰 사치다. 분명 서울 하늘은 매연과 먼지로 가득 차 있었고 늘 뿌연 하늘만 펼쳐질 뿐이다. 하지만, 비가 막 온 직후의 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푸른 하늘을 보여준다. 우리가 정말 놀랄 만큼, 마치 여행지에 왔던 것처럼 정말 멋진 하늘을 만들어준다. 이날도 카메라를 들고 집 밖으로 나갔을 때 보았던 푸른 하늘에 넋을 잃고 찍었던 사진이다. 별도 보정을 하지 않고 찍었지만, 단지 부족한 건 사진을 찍는 사람의 기술과 구도일 뿐이었다. 그만큼 하늘은 완벽했다.

물론, 이 날은 이전 편에서 설명을 하였 듯, Mamiya RB68을 처음 들고 간 날이기도 했다. 첫 3컷은 다크 슬라이드를 빼지 않고 사진을 찍었고, 나머지 7컷은 Light leak(빛 샘) 현상으로 사진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였지만, 그래도 맑은 하늘이 정말로 멋진 하루였다.


https://brunch.co.kr/@pilgrim6/61


집 주변인 석계역 일대는 고가도로가 어지럽게 놓여 있어서 자칫 사진이 잘 안 나올 거란 선입견을 가진 곳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넓게 바라보면 멋진 이미지를 많이 만들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당연히 사진을 찍는 사람의 구도와 시선만 조금만 더 움직인다면 충분히 멋진 사진이 될 수 있다. 이제 막 이사온지 8개월 남짓인 곳이지만,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나서본 건 처음이었다. 그만큼 내 눈에는 신기한 시선을 많이 찾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진은 익숙한 곳을 새롭게 찍기도 하고 - 익숙하지 않은 곳을 익숙하게 만들기도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내가 출근길과 퇴근길에 늘 걸어가는 곳이다. 당연하게도 늘 시선은 익숙한 곳이다. 하지만, 프레임이라는 틀에 가둬두었을 땐 분명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내는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프레임의 틀은 멋지게 만들 수 있는 곳이다.

푸른 하늘(Leica SL, Sigma DG DN 24-70/2.8, Kenko Nostaltone Blue Filter)

이 날의 사진은 푸른 하늘의 모든 역할을 다 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마치 합성한 사진인 듯. 모든 사진의 푸른 하늘은 너무나 아름답게 나온다. 익숙한 곳이지만, 푸른 하늘의 이미지가 내 머릿속을 채워둔다. 우리가 늘 걸어가는 그곳. 일상의 그곳은 카메라를 들고 간 순간 새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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