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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on de Cyrene Dec 15. 2021

[Intro.] 프리랜서로 사는 순간들

내년까지만 브런치에서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어서일까? 나는 걸으면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데, 지난 며칠 동안 걸을 때마다 새로운 기획과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떠올라 당황하고 있다. 


사실 작년에 프리랜서로서 사는 이야기에 대한 시리즈를 썼었다. 그리고 내 시리즈를 본 한 출판사에서도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려 한다며 연락도 왔었다. 내 이력과 개인정보를 전달한 후 며칠이나 지났을까. 내게 연락이 왔던 기획자가 내부 회의 결과 책으로 출판하기 어렵겠단 결론을 내렸다며 미안하다는 연락이 왔다.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나름 자기 객관화가 안 되는 편은 아니다 보니 연락을 받았을 때 이미 내가 썼던 글이 별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왜 별로였냐고? 그 글들은 대놓고 말하고 있진 않지만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힘듬과 내가 자의적으로 프리랜서가 된 게 아니라는 생각이 있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이 흉해 보였고, 별로라는 느낌이 들어서 안 그래도 비공개로 전환할까... 싶었던 시점에 연락이 와서 의아했었다.


당시에는 평생을 프리랜서로 살겠단 생각이 없었다. 아 물론, 이 시리즈에서도 설명하겠지만 지금도 나는 프리랜서로 평생을 살아갈 생각도 없다. 하지만 조직 안에 구성원으로 들어갈 생각도 없다. 조직 안에 구성원으로, 누군가에게 월급을 받으며 살고자 하는 생각이 강했다면 최근에 여러 경로로 왔던 대기업 홍보실과 법무실 자리에 지원하지 않았을까? 지원했어도 안될 수도 있었겠지만 큰 고민 없이, 단 칼에 정중하게 거절했던 것은 이제서야 조금 내가 가는 길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증거를 대라고? 올해 11월에 사업자등록을 했다는 것 정도면 증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일단 몇 년은 프리랜서로 살기로 했다. 물론, 박사학위도 갖고 있고 내가 학문적으로 갖는 관심사를 체계적이고, 이론적으로 전하고 싶은 생각도 있으니 학교로 가거나 강의를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정도는 선택할 수 있겠지만 그런 선택을 한다고 해도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도전을 멈출 생각은 없다. 학교로 가거나 강의하는 것의 가장 큰 매력은 내 다른 것들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이 등재지 실적을 만들어서 내년에 지원하라는, 내 전공을 뽑을 계획을 갖고 있는 연구원에는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다. 


내가 갖고 있는 인생 계획과 생각들을, 몇 년간 프리랜서로 산 후에 하고 싶은 것을 이 글에 공유하지 않는 것은 그 내용으로 시리즈를 채울 것이기 때문이다. 진지하게, 생각으로 필터링하고 가공해서 쓰는 게 습관이 되어서인지 벌써 몇 번째 시도하고 있지만 잘 안 되는, 에세이 식으로 나의 현재와 생각을 공유하는 작업을 이 시리즈를 통해 해보려 한다. 그래서 목차들만 보면 아마도 내 다른 시리즈들과 조금은 다른 느낌이 있을 것이다. 그런 글을 쓰기 위해 이 시리즈의 이름도 나름 고민 끝에 프리랜서로 사는 '순간'들로 지었다. 나의 일상과 순간순간들에서 프리랜서의 삶을 보여주고, 어디를 향해 가는지를 그려내려 한다. 


이번에는 좀 에세이 다운 에세이로 엮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아마도 계속 수정될 목차를 아래와 같이 일단 적어본다. 


목차. 

*꾸준히 만들어 나갈 예정입니다.


I. 서론

1. 프리랜서로 살려한 건 아니지만


II. 프리랜서의 아침

2. 아침엔 일을 하지 않기로 했다.

3. 버거킹 직원들이 나에 대한 내기를 했다. 

4. 내가 걷는 이유 


III. 프리랜서의 점심

5. 남들의 점심, 내겐 아침

6. 혼밥은 못했었는데...

7. 프리랜서의 약속 잡는 법


IV. 프리랜서의 오후

8. 오늘은 어디에서 일할까?

9. 이럴 거면 제주에 살까 싶다가도...

10. 낮은 낮이라 일이 되지 않아


V. 프리랜서의 저녁과 새벽

11. 놀이의 생산성에 대하여

12. 낮저밤이, 침대 아닌 책상에서

13. 다이어트가 힘든 이유 ㅠ(이전:저녁에 과식해도 괜찮아)


VII. 프리랜서의 내일

14. 프리 할 수 없는 프리랜서

15. '일단'은 아무 일정도 없어

16. 지금처럼 평생 살 순 없지...


VIII. 나가며

17. 좋아서 프리랜서 하는 건 아니지만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브런치에서 다양한 주제의 글을 씁니다. 혹시라도 감사하게도 '구독해야지!'라는 생각이 드셨다면, 2021년에 제가 쓸 계획(링크)을 참조하셔서 결정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브런치에는 '매거진 구독'이라는 좋은 시스템이 있으니, 관심 있는 매거진만 구독하시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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