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사랑에는 답이 없다

by Simon de Cyrene

오늘 이 시리즈에 대한 글을 쏟아내듯이 발행한 것은 이 시리즈를 오늘로 마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시리즈를 시작할 때 말했던 것처럼, 이 시리즈를 마지막으로 브런치에서는 일단 지금으로서는 결혼, 사랑과 연애에 대한 글은 더 이상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5년 반 동안 이 주제에 대해서 참 많은 고민을 했고, 많은 글을 써왔는데 오늘로써 그 길에 점을 찍으려고 합니다.


그 점이 마침표가 될지 쉼표가 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이는 가정을 꾸리지 못하고,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 경험을 해보지 못한 미혼의 싱글 남성으로서 이 주제에 대한 글은 쓸 수 있는 만큼 쓰고 소진되었다는 느낌이 들어 지금은 마침표로 생각되지만 기적처럼 가정을 꾸리고 아이도 낳아 기를 수 있게 된다면 사랑에 대해 제가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마침표라고 생각하고 찍지만, 그게 쉼표가 되는 순간이 있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분명한 것은 미혼의 싱글로 남성으로 있는 한 이 주제에 대한 시리즈는 더 이상 쓰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지난 5년 반 동안 글을 써오면서 제가 무엇인가를 누구에게 전했다기보다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 제 안에 많은 것들이 정리되었음을 느낍니다. 처음에는 누군가에게 내 생각을 얘기하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때 저의 생각들은 참으로 미숙했고 부족했음을 발견합니다. 그래서 이 공간에서 이 주제에 대한 글을 꾸준히 쓸 수 있었던 기간이 감사합니다. 제가 글을 씀으로 인해 준 것보다는 받은 것이 많은 것 같아서.


5년 반 동안 이 주제에 대한 글을 쓰면서 가장 자주 했던 생각은 사랑은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은데, 우리가 사랑보다 다른 것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에 어려워지는 것 같단 것이에요. 사랑은 어쩌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데 우리는 다른 것을 가지고 나서 사랑을 가지려고 하기 때문에 어려워지고 힘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많은 문제들은 사랑을 하고 나면 그 사랑의 힘이나 사랑을 하는 과정에서 해결되거나 그 문제를 해결할 힘을 얻을 수 있는데 우리는 사랑을 뒤로 미뤄둠으로 인해 그 문제들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단 생각도 했습니다.


이 시리즈가 누군가에게 완벽한 답을 줄 수는 없습니다. 이는 사람마다 사랑하는 법이 다르고,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사랑의 모양도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시리즈를 통해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너무 다른 사람과 사회와 세상이 말하는 것에 귀 기울이지 말고,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만 놓고 깊게 고민하고 노력하면 좋겠다]는 것이었어요.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연애를 시작하는 것도, 이별하는 것도, 결혼도, 이혼도 생각보다 빨리 결론을 내리고 잘 정리할 수 있는데, 우리는 때때로 다른 사람들의 말에 너무 휘둘리면서 혼란스러워지고, 그러다가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시리즈가 누군가가 자신을 더 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사람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방법을 찾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그런 의미가 되기를 기도하며, 지난 5년 반 동안 써온 사랑과 연애와 결혼에 대한 저의 생각들을 이 시리즈로 일단 잠정적으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생업으로 인해 충분히 다듬지도 못하고, 주기적으로 발행하기보다는 멋대로 글을 쓰고 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글을 읽어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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