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공이고, 누구의 탓인가
사람들은 ai를 두려워하지만 사실 사회는 이미 그 구조를 통해 돌아가고 있고 사람 개인이 내릴 수 있는 의사결정은 제한적이다.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자신이 결정을 내린다고 착각할 수는 있으나 사실 그 사람도 거대한 사회구조의 일부분일 뿐이며 그 사람의 의사결정에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회적 요소들이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회사원이 잘려도, 오너가 감옥에 가도, 대통령이 바뀌어도, 심지어 대통령이 아무 일을 하지 않고 청와대에 있어도 회사는, 국가는 돌아간다. 직전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에서 일어나는 일을 상상할 수 있는 일이 본인의 일상에서 일어난 사람은 전체 인구 중 극소수가 아닌가? 그러한 현상은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영향이 제한적이란 걸 보여준다. 그리고 그건 경제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부르고, 경영학적으로는 '시스템 경영', 정치학과 법학적으로는 '권력분립'이라고 하는 원리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사실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노력보다 사회구조의 영향을 받으며 산다. 그에 따라 우리는 그 사회구조로 인한 이익도 받고 손해도 본다. 그래서 우리가 받은 이익은 대부분이 사실 온전히 내 노력의 결실은 아니고,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이 누구의 탓도 아닐 때가 있다.
우리는, 특히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이 그런 구조의 영향을 받은 것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구조만을 탓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건 둘 다 틀린 생각이다. 일정 수준까지는 개인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들이 있지만 사실 그 이상의 것들은 사회적인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더 크다. 그래서 성공을 위해 노력을 하는 건 필요조건이지만 자신의 힘과 노력이 성공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모든 게 사회구조 덕이거나 사회구조 탓인 사례는 없다. 결국 그 구조가 작동하기 위해선 개인이 움직여야 하기에. 다만 분명한 것은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우리 생각보다 자유의지에 의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는 많지 않단 것이다. 그래서 사실 어쩌면 AI의 등장이 근대국가와 법치주의의 등장보다 우리 일상에 가져오는 변화는 그렇게 크지 않을지도 모른다.
법을 해석하는, 법을 아는,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힘을 갖고 영향력이 큰 것은 그 '사회적 구조'라는 것이 결국 입법과 법률의 해석을 통해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법을 아는 사람들이 항상 깨어있고 정신을 차려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법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은 사실 우리 사회에서 창조주 혹은 신이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신이 만든 질서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듯, 법을 만든 사람들이 만든 사회구조 속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살아가니까. 신은 전지전능하지만 인간은 자기중심적이고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