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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재필 Jul 08. 2021

3. 자립주거지원 일기 (3/14)

자립은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

자립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기도 하다. 주거지원코치가 매일 있는 것은 이번주 정도이고 아침에 도시락을 준비해가실 때에는 칼에 베이거나 데일 수 있는 변수도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일정 시간 지나면 잠기는 가스 밸브와 소화기를 준비했고 다쳤을 때 대처 방법도 설명한다. 연습도 더 해야 한다. 위험의 측면에서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위험은 관리해야 하는 문제이지 누군가 간단히 원천 차단할 문제는 아니다. 


오늘 A님은 계란찜을 조금 태웠다. 그래도 괜찮다. A님이 한 저녁을 맛있게 먹은 B님은 눌러붙은 냄비를 박박 닦았다. 실패한 것은 같이 수습하고 다음 번엔 다른 방식을 시도 하면 된다. (20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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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주거지원 일기에 대해서


서울시에서는 2022년까지 장애인 탈시설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설 장애인 뿐 아니라 가족이 있는 재가장애인 분들도 실제로는 가족이 있어도 독립거주를 위한 지원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요. 


지금 제가 참여하는 사업은 이런 재가장애인을 대상으로 서부장애인복지관에서 수행하고 있는 주거지원실험사업입니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발달장애인 분들은 한 달간 자립체험주택에서 가족, 본가와 떨어져 생활을 하게 됩니다. 


저는 이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주거코치로서 참여자 분들의 퇴근 후 생활을 함께 하며 식사 준비, 빨래 등 각종 생활 요령을 알려드리고 안전 문제를 확인하는 등의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첫 주에는 매일, 그 다음주부터는 격일만 방문하면서 자립 생활에 익숙해지실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좋은 기회로 제안을 받아 이번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발달장애인 분들이 이용시설, 집을 벗어나 보다 폭 넓은 관계와 선택지 속에서 삶의 가능성을 넓히는 것은 언제나 제가 관심있는 일입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생각보다 심심하고, 그런데 어딘가 시트콤스럽고 가끔은 뭉클하기도 한 순간들을 기록하고자 이 일기를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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