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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onechoi Dec 29. 2021

아 이래서 자동차로 캐릭터를 만드는 거구나.

자동차에 진심인 아기, 꼬마 버스 '타요 지옥'과 로보카 '폴리 지옥'


<오 마이 뉴스> 코로나 베이비 시대 양육 고군 분투기라는 연재에 미처 실지 못했던 글들을 하나씩 풀어놓습니다. 기사는 시의성이 중요하고 연재다 보니 이어지는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차마 연재에 못다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연재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지금부터 공개해 보려 합니다. 









"붕붕붕 아주 작은 자동차 꼬마 자동차가 나왔다 붕붕붕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 꼬마자동차 (중략) 희망과 사랑을 심어주면서 아하 신나게 달린다 귀여운 꼬마자동차 붕붕"


익숙하시리라 생각한다. 바로 내가 어릴 때 부모님께서 많이 불러주셨던 만화 주제가인 꼬마 자동차 붕붕이라는 노래이다. 얼마나 자주 들었으면 이 노래 가사는 한참이 지난 지금도 뇌리에 박혀있다. 그것은 물론이며 줄줄 외운다. 그만큼 친숙한 노래이다.


이 노래를 요새 다시 부르게 된 계기가 있다. 바로 14개월 차에 접어드는 아기 때문이다. 돌이 지나면 자신의 취향을 확실하게 표현할 것이라던 아기의 담당 의사 선생님의 말씀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정확히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중에 의미 있는 아기의 취향의 발견이 있었다. 바로 자동차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아기에게 내가 아는 유일한 자동차 동요인 꼬마 자동차 붕붕을 요즘에 아기에게 불러 주는 이유다. 


                                       


▲ 아기의 자동차 장난감 아기가 타고 노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아기의 전동 자동차 ⓒ 최원석








아기는 자동차에 매우 진심이었다. 남자 아기들이 자동차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오죽 아기들이 차를 좋아하면 내가 기억하는 꼬마 자동차 붕붕이나 요새 아이들의 힙한 아이콘인 타요 버스를 만들고 그게 인기가 많겠는가? 아기는 돌이 지난 후부터 자동차 장난감들을 하루 종일 가지고 놀았다. 자동차를 가지고 와서 엄마나 아빠에게 굴려 달라고 하거나 자동차를 스스로 굴리며 자동차를 따라다니기도 했다.




하루 종일 자동차가 나오는 책을 읽어 달라고 했다. 최근 들어서는 자동차가 그려져 있는 책보다는 사진으로 나와 있는 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장난감도 죄다 바퀴가 달려있어야만 가지고 놀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집안의 장난감 중에 동그랗게 생긴 바퀴들은 무조건 돌리고 놀았다. 그마저도 성에 차지 않으면 엄마 아빠에게 가져왔다.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돌려주세요'라고 무언의 의사 표현을 했다. 바퀴를 세게 돌려주면 손을 가져다 대고 놀았다.




얼마 전 아랫집이 이사를 갔는데 이사하는 내내 아기는 이사 차량만 30분 이상 집중해서 바라보았다. 재활용 분리수거가 있는 날에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분리수거 차량이 저 먼발치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았다. 눈을 떼지 못한 채로 말이다. 아기가 산책을 좋아했던 이유도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산책에서 고개를 수도 없이 두리번두리번거리던 이유도 이제 보니 자기가 좋아하는 자동차들을 구경하기 위함이었다.







▲ 레미콘 트럭 아기가 좋아하는 레미콘 트럭이다. 집에 제일 많은 자동차 장난감을 요즘 들어서는 하필 꼭 뒤집어서 바퀴를 돌리고 논다. 사진에 아기의 현란한 손놀림이 보인다. ⓒ 최원석








아기가 자동차를 좋아하는 것을 발견한 건 유의미한 일이고 기쁜 일이었다. 하지만 하루 종일 편중되게 자동차 만을 가지고 노는 것은 문제였다. 다른 장난감들도 함께 가지고 놀고 다른 책들도 균형 있게 읽어야 한다는 점이 제일 고민이었다. 아내도 같은 깊이의 고민을 하고 있었다.




'선배. 자동차는 어쩔 수 없어도 타요나 폴리는 최대한 늦게 알려 주셔야 해요. 딱 아기가 이것들을 찾기 시작하잖아요? 그러면 지옥이 시작되는 거예요. 이것들이요. 또 드럽게 비싸기도 비싸요. 종류는 또 얼마나 많고 다양한지 몰라요. 끝이 없다니까요. 아기가 찾기 시작하면 선배 허리가 휠대로 휘어서 남아나지 않을 거예요. 아시겠죠 최대한 늦게 알려주세요. 잊지 마세요. 한번 시작되면 끝이에요. 끝. '  




문득 자기 몸집만 한 레미콘을 가지고 노는 아기를 바라보다 후배의 말이 생각이 났다. 꼬마 버스 '타요'와 변신 로봇이라 던 '로보카 폴리'를 경험했었다며 내게 해 주던 충고의 말이 생각이 났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기가 이 장난감들을 좋아해서 결국 모든 종류의 구성 원들을 후배가 사줄 수밖에 없었다고 한숨을 쉬며 푸념하던 후배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에게 충고의 말을 해줄 때, 후배는 이 구성 들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아기에게 사주어야 하는 것을 두고 '타요 지옥', '폴리 지옥'이라고 표현을 했었다.



아 이렇게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기들을 위해 자동차를 캐릭터로 만드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아기가 자동차 장난감에 관심을 보이자 아기에게 아내가 선물한 장난감들도 이 캐릭터 장난감들 이였다. 아기는 이 캐릭터 장난감들도 물론 좋아해서 잘 가지고 논다. 아기가 이제는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새로운 자동차들을 선물하고 아기가 가지고 놀 귀여운 모습을 상상을 하니 저절로 미소가 나왔다.




"여보. 할아버지를 아기가 좋아하잖아요. 보면은 웃고 할아버지한테 가려고 하고... 근데 할아버지가 올 때마다 우리가 외출을 할 수 있었잖아요. 아기 할머니랑 같이요. 혹시 아기가 자동차를 좋아하는 것에 이것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요?"

"아. 그러 게요. 생각해보니 오실 때마다 드라이브를 시켜 주셨네요. 정말 그래서 그러는 걸까요?" 



아내의 말처럼 실제로 그랬다. 아기의 접종이나 영 유아 검진 이 외에 아기의 외출은 할아버지의 승용차와 할머니와 항상 함께 였다. 주말에는 조 부모님이 오시기를 기다려 함께 자주 외출을 했었다. 그런 이유로 비싼 돈 주고 구입한 카시트는 아예 할아버지의 차량 안에 설치를 했었다. 할아버지 차로 자주 외출을 했기에 아기의 탄생과 함께 구입한 우리의 차량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방치되어 있었다. 차량에 붙여진 아기가 타고 있어요라는 문구가 무색하게도 말이다.







▲ 보험사의 메일 주행 거리가 저조해서 갱신을 할 때 할인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를 감사하다고 해야 될지... 답답하다고 해야 할지... ⓒ 최원석








아내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에도 아기는 자신의 몸 집 만한 트레일러와 레미콘 차량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 한편이 아려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말을 못 해서 그렇지 자신이 좋아하는 자동차를 타고 여기저기 나가고 싶지는 않았을까를 생각하니 아기에게 미안하기만 했기 때문이었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외출도 더 자주 하고 차에도 자주 태워 줬을 텐데. 그러면 혹시 아기가 지금 보이는 자동차에 대한 집착이 조금은 적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번 주에는 아버지께 전화를 드려야겠다. 근교에 아기를 데리고 마음껏 드라이브 좀 해 주자고 부탁을 드려 볼 생각이다.



오늘도 산책을 나온 아기는 길거리의 자동차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자동차들을 구경했다. 이제는 버스나 큰 차들을 보면 반가운지 '어우 어우'라는 소리까지 냈다. 이를 보며 아기의 귀여운 모습과 엉뚱한 취향에 미소가 나왔다. 그래 까짓 껏 좋아하는 차들을 마음껏 봐라, 신나게 구경하라는 응원의 마음이 들었다.



돌아오는 보험의 계약을 갱신하고 나면 아기의 카시트부터 옮겨 실어야겠다. 실내 세차 업체도 부르고 차도 시원스럽게 세차를 해야겠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기의 취향을 발견했으니 아기에게 좋은 기억을 자동차를 태워서 더 자주 심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아기의 캐릭터 장난감인 타요 버스 주인공들 타요 버스들이다. 독자님들의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기사에 소개한 순서대로 일부러 배치해서 찍었다. 옆에 다른 만화의 주인공인 로보카 폴리도 보인다. 얼마나 자주 가지고 놀았는 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손때가 묻은 모습이다. ⓒ 최원석








문득 다른 가정의 아기들은 무엇에 진심 인지가 궁금해졌다. 무엇을 좋아하든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기들에게 장난감을 선물해 주시고 함께 놀아주고 계실 터다. 그 부모님들께 타요의 귀여움을 담은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로보카 폴리의 신박한 변신을 담은 존경과 감사 인사도 함께 보내는 바이다.



아기들이 좋아하는 꼬마 버스 타요의 숨겨졌던 비밀이 있다. 이를 알면 주인공들을 알고 이해하시기가 쉽다. 타요의 주인공들을 외우기 힘들었던 아기들의 부모님들과 존경하는 독자님들께 아래의 정보를 바치며 글을 마친다. 





꼬마 버스 타요의 주인공은 4대의 버스로 각 버스에는 번호가 있다.

타요는 버스를 타요 줄임 말이 이름이자 번호는 120번을 달고 있다.
120은 다산 콜 센터의 번호를 의미한다.

로기는 초록색 버스라 로기이고 1000번의 번호를 달고 있다.
이는 서울시 인구 1000만 명을 뜻한다. 

라니는 노란 버스라 라니이고 02번을 달고 있다.
이미 짐작을 하셨겠지만 02는 서울시의 지역 전화번호를 뜻한다.

가니는 빨간 버스라서 가니이고 1339번을 달고 있는데,
이는 코시국이라 더욱 중요한 질병 관리 본부 콜센터의 번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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