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르 줘
우리 부모님은 자영업자라서 명절마다 선물세트를 맞추고, 많은 거래처분들과 교환한다. 퇴근길에 하나씩 집으로 가져오면 엄마는 내용물을 정리하고, 박스는 항상 고양이들이 갖고 놀도록 놔둔다. 엄마도 말만 고양이들 귀찮다고 할 뿐이지, 가만히 지켜보면 고양이들한테 애정이 많다.
우리 세 마리는 튼튼한 과일 박스를 제일 좋아한다. 다른 박스보다 두꺼워서 스크래쳐로 오래 쓰기 딱 좋다. 발톱이 탁탁 걸리는 맛이 있나 보다.
6kg 돼냥이를 품은 박스. 빗질을 잠깐 해줬더니 요즘 겨울털을 뿜어 대는 계절이라 여기저기 남아 있다.
턱받침 기능까지 둘째의 체격에 알맞다. 막내냥은 춘식이 쿠션에 머리를 받치고 누워서 형을 지켜본다.
삼수붕어 : 누나한테 얼굴 좀 보여줘.
둘째냥 : 안 해. 나 이제 편하게 잘 거니까 깨우지 말라옹.
내 인생 최고의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