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적인 온라인과 대중적인 오프라인, 그리고 하찮은 것
2021년 트렌드 톺아보기를 쓴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어느새 2022년도 반이나 지났다. 그 사이 코로나도 끝이 보이고 세계 경제는 얼어붙었다. 이런 환경에 발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2022년 상반기 트렌드를 (내 맘대로) 결산해보기로 한다.
온라인은 열린 공간? NO! 한정적인 NFT가 대세
한 때는 온라인은 지리적, 물리적 한계가 없어 모두가 접속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2022년에는 아니다. 수많은 온라인 플랫폼들이 생겼고, 알고리즘은 사용자 패턴을 분석하여 한 가지 취향에 고이게 만들었다. 게다가 블록체인으로 NFT가 생겨나자 온라인 세계 자체에도 희소성이 생겨났다.
NFT는 일종의 디지털 파일 보증서로, 디지털 파일이 진품인지 증명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디지털 아트에 적용되던 NFT는 디지털 아트 에디션이 되어 해당 NFT 에디션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생겨났다.
선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선미야클럽에서 신세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푸빌라로 모였다.
원래도 알고리즘 덕분에 좁고 깊은 취향을 향유했다면, NFT 덕분에 한정적인 사람들끼리 깊은 유대감을 가지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오프라인에 다 있네? 온라인에서 인기인 오프라인 마케팅
종이의 집 강도단이 롯데월드 섬을 점령하고, 벽에는 심술궂는 표정의 강호동이 걍 나와 라며 네이버 now를 광고한다. 성수동에 있는 한 오코노미야끼 집에 붙어 있는 안내문구는 인스타그램에서 125만명이나 봤다.
코로나가 끝나자 사람들이 다시 집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동안 집 밖에 나와 볼 수 없었던 것들이 새롭고 재밌게 느껴졌던 걸까? 사람들은 집 밖에서 재밌고 신기한 것들을 보고 자발적으로 온라인에 공유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대중적으로 사랑받았다.
흥! 정말 우숩구 유치해! 하찮게 굴면 내가 좋아할 줄 알고? 흐흐흫
작년 트렌드로 꼽은 킹받음이 하찮게 이어지고 있다. 부럽지가 않다며 말하는 목소리보다 작은 목소리로 술주정 같은 노래를 하거나, 과일장수를 자처하며 티셔츠를 팔기도 하고, 예민하네~~ 화났네~~ 약 올리는 행동이 사랑받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 자발적으로 하찮음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모두가 성인군자고 대인배고 대단해질 수는 없다. 한 시장에서 1등은 1명이다. 각자가 자신만의 시장을 개척한다면 모두가 1등이 될 수 있다. 어쩌면 하찮음도 도둑 맡고 있는 걸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