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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나 Pina Apr 27. 2022

일상에 비건 끼워넣기


 지인을 초대해 만든 '1주1식 비건메뉴' 톡방이 개설된지 어느덧 두 달이 지났다. 꾸준히 인증하기도 하고 개인적인 사건사고를 거쳐오는 와중엔 쉬기도 하면서 어찌저찌 굴러가고 있는데, 이것을 의식해서 시작한 일이 어렵지 않게 습관처럼 정착되면서 올해 또 하나의 '시작하기 잘한 일'이 되었다. 이렇게 두 달을 거치며 일상에 채식을 끼워넣기 위한 나름의 방법이 있었고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던 그 방법을 여기에 기록해두려고 한다.



 제철 채소 등 주재료 사용하기


 봄부터 채식을 더 맛있게, 적극적으로 먹었던 이유는 제철 채소를 하나씩 사서 요리해 먹었던 덕분이었다. 주재료가 될 신선한 채소 하나를 사면 메뉴를 고민하는데 그리 힘들이지 않아도 되었다. 봄동을 사서 간장 파스타를, 갓지어낸 밥은 달래장으로도 맛있었고, 냉이를 넣은 향긋한 된장국도 기억에 남는 메뉴다. 최소한의 밀가루로 만드는 바삭한 부추전은 다음 메뉴. 제철 채소가 꾸준히 나올 여름까지는 계속 요리를 시도해서 조금이라도 채소를 챙겨 먹기로 했다.



채식 메뉴는 먹을 때마다 색감과 향, 맛이 다채롭다는 인상을 받는다.



 맛집 대신 비건 식당


 친구나 지인과 밖에서 밥을 먹을 일이 생겼고, 친구는 먹고 싶은 메뉴나 가고 싶은 식당이 딱히 없다. 그때 맛집을 찾느라 시간을 들이고 싶지 않다면 자연스럽게 비건 식당에 데려간다. 자극적인 외식 메뉴나, 맛집에 대한 집착이 조금 흐려진 덕분이다. 사실 비건 식당이 맛집이 아닐 이유도 없다. 충분히 혹은 오히려 더 맛있는 비건 식당이 있고, 내 제안을 기꺼이 받아주는 주변 사람들 덕분에 방문을 늘릴 수 있었다. 만약 친구가 고기 메뉴가 먹고 싶다고 한다면, 난 또 그 기회에 맛있게 먹는다. 




 편의점, 점심 배송 활용하기


 회사 인근 식당들의 비싼 점심 물가 때문에, 그리고 사내에선 모여서 식사할 수 없는 규정이 있어 혼자 자리에서 점심을 먹는 일이 일반적인 상황. 그만큼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데, 요즘 비건 즉석식품을 팔고 있어 꾸준히 먹고 있다. 비건 파스타에 대체육 삼각김밥을 먹으면 비건 점심이 완성되는 식. 예전에 더 다양한 메뉴가 있었던 것 같은데, 출시되고 단종되는 상품이 많은 것 같다. 또는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배송받는 점심구독 서비스에서 나물 비빔밥을 선택한다거나, 닭가슴살은 나눔한 샐러드를 먹는 방법으로 회사에서의 채식 점심을 시도하고 있다.




비비고 플랜테리어 김치만두, 상당히 맛있었던!



 비건 가공식 적극 시도하기


냉동식품이라든지, 라면으로 나온 비건 식품에 관심을 갖는 것도 비건 식단 비중을 늘리는 데에 도움을 줬다. 내 입맛엔 아무래도 감칠맛이 덜하다고 느끼고 저절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들을 짜내게 됐는데, 같은 채식라면이라도 고추기름을 넣는다거나 먹기 전 고수를 듬뿍 넣는 식이다. 아직은 일반 제품과 흡사하다, 혹은 더 맛있다며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 그래도 비건식을 편하게 먹을 기회가 늘고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는 점이 좋았다.




 조금의 노력으로 일주일에 한 끼와 그 이상으로 비건 메뉴를 먹는 데에는 일단 성공.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다음 스텝으로는 무엇을 할 수 있을 지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우유 마시기를 끊거나 또는 조미료를 모두 소진하면 비건으로 바꾸는 일 같은 아이디어가 자연스레 떠올랐고 그만큼 시도해 볼 만한 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여기서 무엇이든, 다음 순서를 향해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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