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열대장의 작전 보고서

by 비움과 채움

오늘은 삼복 가운데 복, 중복(中伏)입니다.

초복이 문을 열었고, 말복이 문을 닫을 그 사이,

지금은 여름의 한가운데.

그야말로 여름의 전성시대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하늘의 명을 받고 파견된 열(熱) 부대는

기세등등, 작전 개시 중입니다.

이름도 다채롭습니다.

‘무더위’, ‘불가마’, ‘땡볕더위’, ‘불볕더위’, ‘가마솥더위’, ‘찜통더위’…

각기 다른 작전명이지만

공통된 목표는 하나

이 땅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라.


그 작전의 성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뚜렷합니다.

에어컨과 선풍기가 지쳐가고,

사람들은 그늘을 찾아 도망 다니며,

얼음이 녹을 새도 없이 사라지는 하루하루.


어쩌면 열대장조차

성과 보고서를 쓰느라

이마에 땀방울을 흘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이제 그들도 충분히 임무를 다하지 않았을까요?

더는 보고할 필요 없이, 복귀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스무하루를 걸쳐 펼쳐진 이 계절의 작전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그 뜨거운 행군이 멈추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그날이 어서 오기를.

차가운 바람이 창틈으로 슬며시 스며드는

그 반가운 날이,

어서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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