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지만 느껴지는 손, 겸손

겸손

by 비움과 채움

사람은 두 손을 가지고 살아간다. 오른손과 왼손, 이 두 손은 우리의 일상을 이끌고, 누군가를 돕기도 하고, 때로는 무언가를 움켜쥔다. 그러나 인생을 더욱 따뜻하고 넉넉하게 만드는 손이 하나 더 있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반드시 느껴지는 손. 바로 겸손(謙遜)이다.


지인이 전해준 한 편지 속 문장이 마음을 오래도록 울렸다.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한다.”


짧은 문장 속에 사람이 살아가며 갖춰야 할 마음의 중심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중에서도 '겸손'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마음에 오래 남았다. 요란하지 않고, 눈에 띄지도 않지만, 존재 자체로 사람의 마음을 붙잡고 머무르게 한다는 그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생각해 보면, 겸손은 없는 듯 있으면서, 있는 듯 드러내지 않는 덕목이다. 스스로를 낮춘다고 해서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단단하고 깊은 사람이 되는 길. 그 겸손을 놓쳤을 때 생겨나는 그림자들

자만, 오만, 교만, 거만,

이 모두는 타인을 등지게 만들고, 자신마저도 외롭게 만든다.


나는 과연 겸손한가?

나는 나를 내세우지 않고 있는가?

다른 이의 의견을 귀하게 여기고 있는가?


돌이켜보면, 나도 모르게 무심코 우쭐했던 순간이 있었고, 내 방식이 옳다고 고집했던 때도 있었다. 남의 조언을 귀담아듣기보다 흘려보냈던 기억도 분명히 있다. 그렇게 돌아보다 보니, 어느새 내 안에 자만의 그림자가 자라고 있었음을 느꼈다.


겸손은 단지 말이나 태도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존재의 자세이고, 관계의 깊이이며, 삶의 향기다.

겸손은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남을 높이는 것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그것은 배워야 할 '지식'이 아니라, 다듬어야 할 '마음'이다.


오늘, 나는 다시금 나 자신에게 묻는다.

“너는 지금, 겸손한가?”


그 물음에 스스로 떳떳할 수 있도록,

나는 매일 내 마음을 갈고닦아야겠다..

보이지 않지만 꼭 필요한,

그 ‘세 번째 손’을 놓지 않기 위해서.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글은 퍼도 퍼도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