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히 평범한 얼굴에 두드러지는 신체 특징도 없는데 대체 왜 앞다투어 품평회를 하듯 자기를 놓고 이러쿵저러쿵 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외모에 대한 지적, 기억을 더듬어보면 시작점은 아마 초등학생 때였을 것이다.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들어 체중이 부는 것에 유난히 예민했던 3살 터울의 사촌 언니는 주희만 보면 서슬이 퍼레졌다.
너는 뭘 해도 빈티 나.
콩 심은 데 콩 난다고 큰어머니도 주희를 보면 어떻게든 깎아내리기 바빴는데 그 딸도 똑같았다. 입 다물고 가만히 듣기만 하는 자신이 바보 같다 느낄 새도 없이 그 말은 아무런 저항도 거치지 않고 주희의 가슴에 사뿐히 안착하고야 말았다.
'뭐? 내가 빈티가 난다고? 내가 마른 체형인 게 질투가 난다고 그렇게 악담을 해도 되는 거야?'
바로 받아치지 못한 자신의 무력한 모습이 지난 세월 내내 원망스러웠지만 동생한테 욕을 하는 언니나, 바로 반격하는 동생이나 도긴개긴이다 싶으니 차라리 함구해 줘서, 같은 수준으로 묶이지 않아 차라리 다행이다 싶은 마음도 든다.
여고생 시절까지만 해도 외모로 설움을 당할 일은 없었는데 문제는 동성과 이성인 한 데 모여였는 대학교와 회사였다.
피부가 하얗네 까무잡잡하네
주근깨가 있네 없네
가슴이 크네 작네
치열이 고르네 비뚤빼뚤하네
엉덩이가 크네 작네
다리가 기네 짧네
손이 예쁘네 못 생겼네
코가 높네 낮네
주름이 없네 많네
목소리가 예쁘네 안 예쁘네
모발이 직모네 곱슬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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