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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I SEE YOU 07화

#6 시그널 - 건강에 집착하는 이유

by 해요


2025년 11월 28일


주희는 눈뜨자마자 화장실을 다녀온 후 어김없이 체중계 위에 올라서서 공복 체중을 확인했다.


평소 변화폭 0.5kg 언저리를 왔다갔다 할 정도로 체중 관리에 있어서 상당히 엄격한 편. 당장 내일이라도 생리가 시작될 모양인지 아랫배가 풍선처럼 부푼데다 몸도 여느 때와는 달리 둔중한 느낌인데 아니나 다를까.





어제 대비 +1.2kg


손 쓸 수 없는 자연스러운 몸의 반응이라지만 이건 너무 하잖아! 볼멘소리가 절로 터져나온다.

평소 보지 않았던 생경한 숫자가 화면에 뜨니 눈살부터 찌푸려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하루의 시작이 찜찜하니 온종일 기분은 저기압.


퇴근 후에는 말끔히 샤워를 마치고 어제 저녁에 미리 끓여둔 새우된장국에 시금치무침, 계란후라이, 김구이, 멸치꽈리고추볶음, 그리고 배추겉절이로 한상을 차렸다. 자신을 위한 밥상차림은 주희에게 일종의 의식이자 명상과도 같았다.



이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잘 먹어야지~


주희는 규칙적인 식사 시간 20분을 늘 확보하고자 취침 시간도, 기상 시간도 나팔소리에 맞춰 움직이는 군인처럼 행동했다. 사회인이 된 이래로 계속 고수해오고 있는 오랜 루틴이지만 전혀 힘든 줄 몰랐다.


또래와는 사뭇 다른 소박하고 구수한 한식 밥상이 주희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진수성찬. 만족스러운 식사 후 3단계에 걸친 철저한 양치질은 빼먹는 법이 없었고 식탁 위 텀블러에는 커피가 아닌 숭늉이 담겨 있다.


큰 병을 선고받은 것도 아니고 아직은 젊음을 탕진할 법도 한데 주희는 왜 이렇게 나이에 다소 걸맞지 않는 올바른 생활 습관을 자발적으로 지켜오고 있는지, 건강만이 가장 든든한 밑천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지 불현듯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날 밤 주희에게 또다른 전생극장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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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곧잘 잊고 살아갑니다. 우선순위에 밀려 정작 들어야 할 소리 , 봐야 할 것은 등한시하면서요. 이 세상 무수한 또다른 나와 교감하고자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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