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에 목수일로 시작해
줄곧 건축업계에 몸담으셨던 우리 아빠
불철주야 주말도 없이
늘 일과 사람에 치여 사셨다
그래서 잠시나마 아빠와 함께 있는
시간이 주어지면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 순간이 그토록
소중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몸이 천근만근이어도
우리한테 피곤한 내색 한번 안 하셨었구나...
하고 깨달았던 건
세월이 흘러
내가 밥벌이의 고단함을 알고나서였다
어쩌다 우리가 잠들기 전
일찍 귀가하실 때에는
좋아할만한 것을 하나씩 사 들고 오셨다
빵, 과일, 아이스크림, 장난감 등등
워낙 어릴 적이어서 그런건지,
내 기호가 주로 음식에
포커싱 되어있어 그런건지
생각나는 건 역시 먹거리
아빠가 현관을 들어서실 때
쪼르르 달려가
"아빠 다녀오셨어요"
인사를 드리고나면
철부지 시절,
사실 아빠의 손에 들린 묵직한 빵 봉지에
먼저 눈길이 갔는데
조금씩 크면서
우리를 보고 웃음짓는
세파에 시달린 아빠의 얼굴, 표정을
더 유심히 봤던 것 같다
어린 자식들 생각해서 피곤한 몸 이끌고
일부러 빵집을 다녀오셨다고 생각하면
절로 눈시울이 붉어지는 대목-
누구도 감당못할 큰 시련에 부닥치면서도
꿋꿋이 참고 버틴 부모님
그런 아빠, 엄마를 보며 자란 내가
마음 속 깊이 새겨넣은 목표는 단 한가지
"아빠, 엄마를 웃게 해드리고 싶다.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
(이 세상 모든 자녀들도 이같은 마음이겠지...)
선택의 기로에서
내가 택한 최종 결정이 최선책이 될 수 없었지만
다시 그 때로 돌아간대도
다른 선택은 하지 못할 것 같다
부모님이 한번이라도 더
웃음 지으시는 모습 보고싶다는 마음만큼은
지금도 변함이 없는데
부모님이 원하시는 삶의 방향과
자녀들이 원하는 방향은
안타깝게도 쉽사리 일치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