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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핑지 Mar 18. 2024

나에게 맞는 전쟁터 선택하기

일잘러의 전제 조건

이 글을 쓰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번 글도 역시나 정리하면서 오히려 스스로 위로가 되었다. 어렵지 않은 길은 세상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일을 잘하는 법에 대한 글을 쓰기에 앞서, 나의 경험을 복기해 보며 퇴사한 이형, 신영준 박사 유튜브 콘텐츠, 책으로는 세이노의 가르침, 피터드러커의 프로페셔널의 조건, 송창현의 직장내공, 팀 스콧의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제이크 냅과 존 제라츠키의 메이크 타임,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리더인가 등등을 참고해 봤다 (여기 적은 책들 다 넘나 실용적이고 좋으니 각자의 상황에 맞게 참고하시길.. 영상은 링크로 글 하단에 남겨두었다). 일잘러가 되기 위한 내용들은 이미 여러 콘텐츠를 통해 공유가 되어 있고 마음가짐, 태도부터 인간관계, 상사나 동료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구체적인 팁들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들도 있는 반면, 각자가 일하고 있는 일터에서 대입해보려고 할 때 어려운 것들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럴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짜치는 일이 업무 시간의 90%를 차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다분한 주니어들이, 스스로 알아서 가치 있는 일로 만들어서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주니어일 때는 일을 기똥차게 잘하는 사수를 만나서 보고 배우는 것이 제일 중요한데 (이것은 운의 영역이기도 하고) 그런 사수/상사들은 너무 바빠서 일을 어깨너머로 배워야 하는 경향이 있으며, 일을 잘하는 것과 인품이 좋다는 것이 다른 것일 때가 많고, 특히 마이크로매니징 당하는 경우엔 그것이 자신을 위해 좋은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조직 문화/업계에 따라서 일을 잘하는 기준이 다 다르다. 또한 그것은 개인이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 오직 그 조직의 리더만이 바꿀 수 있는 영역이다.  

그리고 일을 잘 못하는 이유가 단순히 일을 하는 방법을 몰라서라기보다는  

지금 하는 일을 했을 때 Next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 열심히 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 (회사 내에 5년 뒤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의 상사가 단 한 명도 없음)  

다른 곳으로 이직할 때, 전혀 도움 되지 않는 일로 업무 시간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어서 동기부여가 되지 않음 (압도적 1등 기업이나 성장에 한계가 있는 기업들이 그런 경우가 많음)  

개인의 성향과 도저히 맞지 않는 조직 문화를 가진 경우 (윗사람이 까라면 까야하는 조직문화)  


나는 저 위에 적은 세 가지 조건이 다 해당되는 회사에서 일을 오래 해왔기 때문에, 대부분의 책에서 나온 일 잘하는 사람들의 조건 같은 것을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없었다. 왜냐면 그건 주니어인 내가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공헌”에 초점을 두고 일을 하라는 피터 드러커의 조언은, 내가 임원이 되지 않는 이상, 이해되지 않는 쓸데없는 일들(높은 사람이 온다고 하면 한 달 동안 준비해야 하는 의전들)을 해야 하는 한국 회사에서는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며, 어떤 전략이나 일의 가치를 생각하기는커녕 영업팀한테 매출을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쥐어짜는 것이 업무의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느끼기에 한국 회사에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윗사람들 입맛에 맞게, 조금이라도 실적이 좋게 “보이도록” 혹은 실적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좋은 쪽으로 “말을 만들어 내는 일” 같은 일을 “알아서” “착착” “눈치껏” 잘 해내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것이었기 때문이고, 그렇게 일했던 내가 주도적으로 내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목소리를 내며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외국계 IT 기업으로 이직을 하고 나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쓸데없다 생각되는 일들도, 아주 열심히, 기똥차게 잘했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나에게 주어진 하찮은 그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다음은 없다고 생각했던 절박함 때문이었다. 하지만 커리어를 쌓아오면서 주변을 보다 보니, 굳이 쓸데없는 일은 하지 않고 주변에 민폐를 주기도 했던 사람이, 오히려 다른 회사 가서는 젊은 나이에 시니어 디렉터가 되는 걸 보기도 하면서 더 중요한 것은 나와 성향이 잘 맞고, 나의 열심이 인정받을 수 있는 토양이 갖춰진 회사로 이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설사 당신이 어느 조직을 가도 살아남을 수 있는 이 구역의 미친년처럼 일하지 않는다고 해서 의기소침해할 필요 없다는 말이다. 나는 그저 그렇게 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지 알았던 사람이었을 뿐이고, 무엇보다 나의 타고난 성향/깜냥이 그걸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내가 지금 아는 걸 알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스스로에게 그렇게까지 독하게 일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서 이 글을 쓰는 것이니 말이다. (근데 그렇게 일을 안 했다면 지금 아는 걸 깨달을 수 있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일을 잘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적기에 앞서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점은, 조직별로 원하는 인재상이 어떻게 다른지를 파악하고, 이 조직에서 일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과 포기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한 올바른 기대를 하며, 어떤 조직이든 장단점이 있으니, 현재 자신의 상황 안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전쟁터를 선정하고 (내가 포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 그렇게 선택한 전쟁터(일터)에서는 그 전쟁터의 룰에 맞게 싸우고 다음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세이노, 전쟁터에서 휴머니즘을 찾지 말라, p331) 내가 일을 해서 아는 부분도 있지만, 일을 해보지 않은 조직(중소기업, 개인 사업)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윤소정 님(유튜브 소울정 운영 중이심)이 기획한 공간으로 후배와 선배가 만날 수 있는 데스커 라운지라는 공간에 방문해서 만났던 다양한 배경의 분들에게 여쭤보고 정리해 보았다.   


1. 한국에 있는 중소기업 / 스타트업
- 장점 : 그릇이 큰 사장을 만나면 내 돈 들이지 않고 사업하는 법을 가까이서 배울 수 있으며 (세이노, 돈 주머니를 쥔 올바른 사장을 골라라. p231) , 주니어이더라도 회사 내에 다양한 업무를 하며 실전 내공을 쌓을 수가 있다. 일이 많기는 하지만, 그만큼 회사 내부에 일할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인정받기는 쉬우며, 사장과 파트너가 되거나, 혹은 그 회사의 사장이 되거나 (이나모리 가즈오), 일을 배우고 자기 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있다. 사실 직장인으로서 부자가 될 수 있는 가장 확률이 높은 일이라고 생각되며, 대기업보다는 취업 경쟁률이 낮아서 바로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알고 있는 진정한 부를 이루신 분들은 모두 중소기업에서 시작해서 스스로 사장이 되신 분들이었다.
- 단점 : 가족 경영 회사인 경우 혹은 성장하고 있지 않은 경우엔, 일은 일대로 많이 하지만 그만큼의 보상을 받을 수 없을 수도 있고 (가족 위주로 임원진이 꾸려짐), 대기업에서 접할 수 있는 잘 짜인 시스템을 배우기 어려워 일을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 또한 월급이나 복지, 사회적 지위에 있어 한계가 있고 중소기업에서 일을 시작한 경우엔 대기업으로의 이직이 (대기업에서 시작한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다.  
- 이런 회사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 : 회사 내에 인재가 없고, 회사 사이즈가 작은 만큼 매출과 이익 같은 사업의 큰 그림을 주니어 일 때도 볼 수 있으며, 회사 매출에 직접적으로 기여할만한 일들을 만들어서 혹은 손 들고 할 수도 있다. (즉 자기 자신만의 포트폴리오가 생기는 것이기도 하다.) 적극적이고 열정적이며, 일을 배우고 싶은 욕심이 많은 사람들,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알아서 공부해서 해내는 사람들 혹은 나중에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스타트업이 더 맞다고 생각한다.
- 이런 회사에서 일할 때 꿈꿀 수 있는 Next : 이 조직에서의 조직장 (2인자)이 되거나, 사장의 파트너 혹은 나와서 자기 사업을 할 수 있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면 혼자 다양한 업무를 해볼 수 있기 때문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고 내가 경력 기술서를 어떻게 작성하고 개발하느냐에 따라서, 자기가 만든 공헌을 바탕으로 다른 회사에 이직해도 좋을 것이다. 가장 성공적이고 이상적인 예로는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이나모리리 가즈오.. 이 분이 쓴 일은 왜 하는가 라는 책은 중소기업에서 일 잘하는 사람의 예라고 보면 된다. 웹툰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미생에 나오는 중소기업 사장이 된 장그래를 생각하시면 된다.


2. 한국에 있는 대기업 (중견기업의 경우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장/단점이 사이즈나 문화에 따라 Mix 되어 있다고 보면 됨)
- 장점 : 앞서 말한 중소기업, 스타트업의 장단점을 바꿔서 보면 된다. 월급과 복지,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있으며, 팀과 시스템, 조직으로 일하기 때문에 일을 잘하는 사수를 만날 경우 큰 조직에서 일을 잘하는 법(성과를 내는 법)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 예를 들면 드라마 미생에 나오는 오 차장님 같은 사수 밑에서 배우는 장그래를 생각해 보면 된다. (예. 중요 자료 취합과 보고 하는 법, 보고서에 들어갈 적합한 단어 선택 하는 법, 윗사람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법 등, 대기업에서의 커뮤니케이션하는 법 참고 부끄러운 과거) 다만, 임원까지 가는 것은 운이 필요한 영역이고, 임원은 계약직이기 때문에 차장/부장까지 하다가 정년퇴직을 하면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는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는 루트이기도 하다.  
- 단점 : 큰 조직에서는 회사에서 결국 시키는 일을 하는 것에 최적화되는 인재가 되기 때문에, 시스템 안에서 부품으로써의 역할을 잘하게 된다. 어떤 직무를 오래 할 경우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도는 있지만 (끊임없는 의식적 노력 필요),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해온 사람인 경우 막상 회사 이름을 때고 밖으로 나오면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다. 팀과 시스템 안에서 일하는 법은 알아도, 그 시스템과 매출을 만드는 일은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같은 경우는 대기업에 입사하고 나서 출신 학교나 기수에 따라 성골/진골이라고 불리며(실제로 그런 식의 비유를 한다고 들었다) 차별이 존재하며, 워낙 그 기업에서 오래 일한 사람들이 많다 보니 경직되고 보수적인 조직 문화를 가진 곳이 많아서 일에 대한 욕심과 그런 출신 배경 떼고 성장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한계를 느끼고 답답할 수밖에 없다.
 - 이런 회사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 : 내 상사와 상사의 상사 생각을 잘 읽고 대응하는 것이 일을 잘하는 것이라고 훈련된다. 즉 자기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결국 저 위에 앉아있는 임원들의 스타일과 생각을 잘 읽고 맞춰줄 수 있는 눈치 빠른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특히 보수적인 업계의 경우는 업무 시간에 일을 잘하는 것은 당연하고, 윗사람과 술 마셔주고 거래처와 골프 쳐줄 수 있는 사람을 개념 있고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경우도 많다. 대기업에서 직급별로 일 잘하는 법에 대해서는 퇴사한 이형의 동영상을 보시면 사원부터 임원/대표이사까지 일을 잘하는 법에 대한 도움을 받을 것이다. 회사 직급별 일잘러 특 (youtube.com)
- 이런 회사에서 일할 때 꿈꿀 수 있는 Next : 만약 나의 성향이 대기업에서의 그런 보수적인 문화와 잘 맞다면, 임원을 노려보는 것도 좋고 그런 계약직 임원이 싫다면 부장 혹은 파트장 정도까지 생각하면서 정년퇴직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럴 경우 안정적인 부동산 투자와 연금 등을 통해 노후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지만 (세이노, 일의 종류에 다라 부자 되는 길이 다르다, p252), 만약 한번 사는 인생 조금 더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하고 싶다면 대기업의 시스템이나 돌아가는 사정을 어느 정도 배우고 퇴사를 한 뒤 자기의 성향과 맞는 다른 조직에서 일하거나 본인의 길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유튜버 퇴사한 이형, 무빙워크 이동수님 케이스)

보수적인 기업에서 일하기 어려워 하는 후배를 위한 무빙워터 이동수님의 조언 
여러가지 경험으로 전문성이 떨어진다 생각하는 후배를 위한 반야님의 조언

3. 한국에 있는 외국계/글로벌 기업
- 장점 : 조직문화에 있어서 아무래도 한국 조직보다는 더 다양성을 중시하며 (나이나 직급으로 찍어 누르는 문화가 덜함) 가장 좋은 장점으로는 해외 취업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 지점에서 일을 잘하면, 다른 나라에 자리가 났을 때 지원하고 Relocation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해외는 비자받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렇게 회사를 통해서 해외 취업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길이다) 해외 출장이나 외국 사람들과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영어 실력을 늘려서 나의 몸값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한국 회사보다는 많은 편이다 (나를 팔 수 있는 Job market 이 넓어지기 때문).
- 단점 : 글로벌하게 봤을 때 한국 시장은 정말 1% 정도 차지할 정도로 작은 마켓이다. 따라서 한국 지사 내에서는 주니어로서 할만한 일이 많지가 않은 편이고 있더라도 대부분 계약직인 경우가 많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는 그 실제 비즈니스를 파트너사들이 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파트너사에서 경력을 쌓은 시니어들이 이직해서 온 케이스들이 많고, 해외로 나가지 않는 이상 한국 지사에서 올라갈 만한 자리가 많지 않다(즉 다른 회사에서는 부장급으로 밑에 사람들 두고 쓸 수 있는 사람도, 글로벌 한국지사에서는 밑에 사람 없이 혼자 일하는 Individual contributor로 일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글로벌 회사의 한국 지사는 마켓이 작은 반면, 고스펙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도 승진하기 위한 경쟁이 매우 치열한 편이다. 그리고 영어에 자신이 너무 없는 경우, 초반에 외국인 보스나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에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 이런 회사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 : 글로벌 회사의 조직 문화는 특히나 내가 내 일을 잘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팀으로서 일을 잘 해내는 것이고, 내가 우리 팀 문화(Psychological safety - 바보 같은 질문을 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고, 상대방이 한 일에 대해서 성과를 칭찬해 주고, 다양성을 포용하는 행사에 참여하는 등)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는가도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또한 한국 사람들이 보기에는 눈치 없이 왜 저렇게 나대하며 욕먹는 사람이 외국계 회사에서는 일 잘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물론 한국 지사에서 한국인들과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눈치를 봐야 할 때도 있겠지만, 자기만의 관점과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을 우대하는 편이다.  
- 이런 회사에서 일할 때 꿈꿀 수 있는 Next : 한국 본사에서 다양한 일을 해보면서 임원급으로 성장하는 경우 혹은 본사 혹은 아시아 지역 같이 더 많은 것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자리로 이동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오히려 한국에서 고스펙을 가진 사람임에도 마켓 사이즈가 작아 사람을 관리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 (있더라도 외국 사람이 그 조직의 리더로 부임되어 오는 경우도 많음), 다른 한국 회사의 부장급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4. 외국에 있는 (본사가 한국에 있는) 한국계 기업
- 장점 : 로컬 직원들과 영어나 현지어로 의사소통을 하면서도, 본사라든지 주재원분들이 한국 사람인 경우가 많아서 중간자로서의 역할을 잘할 수 있다. 대부분 외국에 있는 한국 대기업 지사에 현지 채용으로 일하는 경우이고 외국이지만, 한국인이라는 특수한 신분 때문에 한국에 있는 대기업의 주니어들과 달리 교육 없이 바로 실무에 투입되고 높은 사람들과 바로 일을 하기 때문에 대기업에서의 일을 빠르게 많이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국에 있는 대기업은 큰 기계 안의 부속품이 되는 느낌이라면, 대부분 대기업 해외 법인은 그 나라에서 한국의 중소기업 정도로 운영되고 있는 부분이 많아서 사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장/단점이 섞여 있어 일을 배우고 나의 전문성을 쌓기에는 가장 좋다.
- 단점 : 한국에서 공채를 보고 입사하는 것과 달리, 외국에서 진행되는 현지채용은 월급과 복지가 매우 열악한 편이고, 한국 회사의 해외 법인에서는 워라밸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받는 돈을 생각하면 억울한 마음이 생길 때가 많고, 해외에 사는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 혹은 불안정한 상황 (비자) 때문에 좋은 곳으로 이직하기 전에 그만두고 귀국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 이런 회사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 : 인생의 우선순위가 해외에서의 “생존” 즉 일이 인생의 우선순위가 되어 있어서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윗사람이 연락하면 언제든 출근이 가능한 사람이다. 더 솔직히 말하면 해외에서의 취업 비자를 담보로 한 노예 취급을 받을 때도 있다.
- 이런 회사에서 일할 때 꿈꿀 수 있는 Next : 저런 서럽고 억울한 과정을 잘 견디기만 한다면, 한국 회사에서 쌓은 경험과 전문성과 로컬 직원들과 일하면서 쌓은 비즈니스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외국계 글로벌 회사로 이직하면서 글로벌 인재로서 살아갈 수 있다. (예. 블로거 핑지 - 네 접니당.)


5. 외국에 있는 대기업/글로벌 기업
- 장점 : 한국에서는 배우거나 경험할 수 없는 선진화된 조직문화와 훌륭한 리더십을 가진 리더들, 똑똑한 동료들과 일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 또한 윗사람이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자기가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고 우선순위를 정한 것을 매니저와 공유하고 합의하면서 주체적으로 일의 스케줄을 짜고 성과를 내면서도 내 경력에 도움 되는 일을 할 수 있다.
- 단점 : 일을 프로처럼 잘해야 함은 당연하고, 그럼에도 회사의 구조조정은 내 실력과 상관없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으며, 영주권이 없는 경우 회사에서 잘릴 경우 비자 문제로 다음 회사를 구하지 못하면 바로 그 나라를 떠나야 하는 경우가 많다. 즉 자기의 전문성이 뛰어나지 않은 이상, 외국에서  모든 업무를 영어로 의사소통 할 수 있어야 하며 (영어를 유창하게 잘할 필요는 없지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한국 회사에서 일 잘하는 법과 결이 다른 일 잘하는 법을 새로 익혀야 한다. 또한 승진을 하고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 내가 한 일에 대해서 잘하는 것은 물론 어필을 잘할 줄도 알아야 하고 동료들이 인정할 만큼의 리더십이 있지 않은 어느 수준 이상 조직에서 위로 올라가기 어렵다.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뛰어넘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잘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함)
- 이런 회사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 : 자기 전문성을 갖고 조직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성과를 내는 것이며, 피터드러커의 경영서적들 및 리더라고 한다면 팀 스콧의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제이크 냅, 존 제라츠키의 메이크 타임과 같은 글로벌 리더들의 책들을 보면 업무함에 있어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이런 회사에서 일할 때 꿈꿀 수 있는 Next : 다른 글로벌 회사에서 리더급으로 이직을 하거나, 나의 전문성만 있다면 다른 글로벌 회사로 업계를 바꿀 수도 있고, 현재 회사에서 오래 일하면서 사람을 관리하는 Role이나 임원급으로 성장할 수 있다. 회사 밖으로 나와 스타트업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최근 본 케이스로는 테일트리 임수미님 EO 인터뷰)

6. 스타트업 대표 / 1인 사업가 및 프리랜서 

- 장점 : 김승호 회장님이 이야기한 부자들은 다 갖고 있는 성향 12가지 가 그 장점이 아닐까 싶어서 글로 정리해 보았다. 이 장점들이 매력적이라면 이 길을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1) 자신이 주도적으로로 일을 하는 것이 편하다. 남에게 지시받은 일을 하는 것이 불편하고 나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내 방식대로 해야 마음이 편하다.
2) 위험을 감수하며, 감수할 자신이 있다. 내 열정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인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3) 근무시간을 스스로 정하고 싶다. 일할만큼 일하고, 쉴 만큼 쉬고, 밤에 일하는 스타일이면 한밤에 일하고, 새벽에 일하는 것을 좋아하면 새벽에 일한다. 내가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마음대로 일을 하고 싶다.
4) 내 직업에 대한 스스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남이 좋아하는 직업, 돈을 버는 직업, 돋보이는 일보다 내가 좋아하고 내가 가치를 느끼는 일을 직업으로 만들고 싶다.
5) 가족을 부양하고 집안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사업을 한다.
6) 내 열정과  아이디어가 언젠가 보상을 받을 것을 믿는다
7) 내 회사를 통해 나와 다른 사람의 삶을 개선하고 싶다.
8) 남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 나는 남의 도움을 받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빚을 지거나 호의를 받으면 반드시 돌려줘야 하는 사람이다. 스스로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9) 지루한 것을 절대 못 참는다. 반복된 일을 하는 것을 너무너무 어려워하소 그런 일에서 의미를 찾지 못한다.
10) 사회에서 뛰어난 사람들과 사귀고 싶어 하고, 사업적으로 성공하는 것은 이런 사회적 리더들과 친분과 우정을 나눌 기회를 확보한다고 믿는다.
11) 함께 일할 사람을 내가 선택하고 싶다.
12) 내 도전을 내가 결정하고 싶다.
- 단점 : 저 모든 장점들을 상쇄고도 남을 단점 한 가지는 언제 어떤 식으로 사업이 망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 수밖에 없으며, 사업이 커지면 나뿐만 아니라 종업원들과 그 가족들까지 책임을 지게 되어서 쉬는 것도 쉬는 것이 아닌 상황을 보통 50대까지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 1인 사업가로서 일을 잘하는 사람 : 생존, 그리고 계속 성장하는 것.
- 꿈꿀 수 있는 Next : 자기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이며, 한계가 정해져 있지 않고, 직접적으로 세상을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 사업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예. 일론 머스크)


자! 그렇다면, 이제 당신이 선택할 차례이다. 내가 어떤 전쟁터를 선택할지는 각자의 타고난 성향과 살고 싶은 인생의 모습에 따라 모두 다를 것이다.  여섯 가지 일하는 사람들의 전쟁터를 정리해 봤을 때 드는 생각은 어느 것 하나 쉬운 길은 없고 어떤 길을 택하든지 끊임없이 성장해야 하는 수행/고행의 길이라는 점이다.


그 길을 어떻게 견뎠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고는 하는데, 나는 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나오는 구절이 떠올랐다. 연민의 정이야말로 더없이 깊은 심연이 아닌가. 생을 그토록 깊이 들여다보면, 고뇌까지도 그만큼 깊이 들여다보게 마련이다. 용기는 더없이 뛰어난 살해자다. 공격적인 용기는 “몇 번이라도 좋다. 이 끔찍한 생이여.. 다시!” 이렇게 말함으로써 용기는 죽음까지 죽여 없애준다. 내 언어로 바꿔 말하면, 나는 내일 내가 되고자 하는 모습이 되지 못하고 죽어도, 오늘 노력하다 죽어도 괜찮겠다는 마음이었다. (우울증과 조급함의 상관관계)


다시 앞서 이야기했던, 일을 잘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나는 Next에 대해 알 수도 없었지만 그저 그런 마음으로 임했다. 너무나 부족한 내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어떤 짜치는 일이더라도 온몸과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감동시킬 정도로 하는 것뿐이라고. 그리고 나는 업무 시간에 해야 하는 그 모든 일을 마치고 나서, 운동을 하고 회사로 다시 출근해서 새벽까지 내 커리어에 진짜 도움이 될만한 그런 일을 했었다. (솔직히 업무 내공을 쌓는 6년 동안 주말이나 공휴일을 온전히 쉬어본 적도 없고 칼퇴를 해본 적도 없다) 예를 들면, 업무 시간에는 바빠서 미쳐 신경 쓰지 못한 더 효율적인 엑셀 모델링 셋업하는 것 (그 당시에는 유튜브가 없어서 네이버 지식인을 보고 했었다), 마케팅 비용 제대로 꽂히도록 사람들 가르치는 교육 자료 만드는 것, 선배들 혹은 본사에서 주고받는 이메일들은 최고의 업무 자료들을 어떤 단어를 쓰는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는지 더 자세히 들여다봤다. 주니어 때 나는 어떤 책 한 권도 읽지 않았으며, 회사 외부에서 하는 그런 자기 계발 영어 공부를 일체 하지 않았다. 오롯이 내가 하고 있는 이 자리에서 쌓을 수 있는 모든 실무 내공을 쌓았고, 너무 바쁜 사수의 엑셀 파일들 수식을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나 스스로 그렇게 만들 수 있도록 정말 많은 삽질을 해가면서 업무 능력을 쌓아갔다. 모두 업무 시간 이후에만 할 수 있는 일들이었고, 시키지 않은 일이었지만, 나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중요한 일들이었다. 나의 성향과 맞지 않는 조직 문화를 따르지는 않았다. 어차피 나는 이곳에서 임원이 될 생각이 없었으며, 글로벌 인재가 되고 싶었으니까. 오롯이 일에 미쳐있었고, 쟤는 원래 그런 애라고 이해하기에 이르렀으며, 내가 일을 얼마나 지독하게 하는지 아는 부장님들은 그런 나를 나중에는 존중해 주기에 이르렀다.  


나는 여러분이 저 여섯 가지 루트를 선택할 때   


1. 스스로의 욕망에 120% 솔직해졌으면 좋겠다. 100억대 부자가 되고 싶다면 그런 길을 가면 된다. 다만 저기 나오는 단점들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깜냥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고 개인적으로 나는 사업을 해야 하는 12가지 성향에 다 해당되는 사람이지만, 나 스스로 저 한 가지 단점이 12가지 장점들을 다 상쇄하고 남기 때문에 그 길을 가지 않는 것이니까 말이다.(율밤님의 깨달음 내가 선택한 고통)

2. 1번 ~ 6번은 언제든지 본인의 선택 하에 바꿀 수 있다. 다만 그 길을 바꾸고 나서 최소 1년은 아주 아주 힘들 수도 있고 또 어떤 길이든 내 마음이 그 길을 가는데 필요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러니까 그 방황의 기간 동안 바보 같고 어설픈 스스로를 용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참고)


3. 그리고 어떤 길을 가든지, 가장 중요한 스펙 두 가지는 체력과 내 마음을 돌아보는 일이다. 그 두 가지가 충족되지 않으면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음에 대한 부분은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리더인가를 읽어보시길 추천함)  


이 글을 쓰는데 영감을 준 콘텐츠들

율밤님 웹툰 그때는 몰랐고 지금은 아는 것 |모든 것은 나로부터의 시작

퇴사한 이형 유튜브 10년이 지나도 아마추어인 사람과 업계 탑이 되는 사람의 차이

신영준 박사 일 잘하는 사람의 3가지 핵심 특징 |일 잘하는 5가지 단계 (feat. 중수는 3단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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