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둥이는 딸, 후둥이는 아들
원장님께 니프티 검사 결과지를 받았다. 이미 지난주에 Y 염색체가 검출되었다는 내용을 문자로 받았기 때문에 애플이들이 딸딸일 확률은 0%, 아들딸이거나 딸딸임을 알고 있었다. 아들딸이기를 내심 바랐다. 아들 아들이면 왠지 살짝 무서울 것 같았달까.
사실 2주 전 초음파 검사 때 원장님이 한 명의 애플이는 (아직 정확하진 않지만) 딸 같다고 살짝 언급을 해주셨기 때문에 아들딸이라고 생각하면서 일주일을 보냈다.
어느 초음파 검사 때보다도 기대가 컸던 오늘, 떨리는 마음으로 침대에 누웠다.
"딸, 아들 맞네요."
위치상 선둥이가 딸, 후둥이가 아들임을 전달받았다.
화면 속 선둥이 딸은 지난번처럼 활발하게 움직였다. 팔을 올렸다 내렸다 하며 마치 뭔가를 표현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활발한 모습을 보니 태어나서도 분명 에너지가 넘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후둥이 아들은 지난번처럼 한참 가만히 있었다. 두 아이의 대조적인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너무 귀여웠다.
원장님은 이제부터는 철분제를 잘 챙겨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면서 변비가 심해질 수 있다고, 변 색깔이 검은색으로 보여도 당황하지 말라는 말을 더했다. 안 그래도 변비로 고생 중인데, 철분제까지 먹으면 정말 화장실을 못 가는 건 아닐까. 앞으로 화장실 가는 게 지금보다 더 힘들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 속에서 고구마, 푸룬 주스, 불가리스를 주문했다.
병원을 나와 집으로 향하는 길,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집에 도착해서 소파에 앉았는데도 머리가 어지러웠다. 앉아 있는데도 어지러울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몸을 가만히 두고 있어도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느낌.
극심한 어지럼증에 속이 울렁거리더니 결국 화장실로 달려가 속을 비워냈다. 변기에 엎드려 있는 동안, 뱃속 애플이들은 미안하다는 듯이 조용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