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들의 태동이 날 깨운다
달콤한 마약 같던 월급이 없는 삶이 계속되다 보니 후유증이 더 커지는 것 같은 요즘은 자꾸만 나도 모르게 쓸모가 없는 사람, 가치가 없는 사람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런 생각에서 좀처럼 빠져나오기 어려운 날에는 당장 눈앞에 해야 하는 사소한 일조차 시작할 수가 없다.
결국 접어야 했던 첫 번째 사업에서 아무에게도 내색하지 않았지만 무너진 자존감. 자책감, 미움, 서운함, 인정하기 싫은 감정들이 서로 얽힌 그 시간이 아주 천천히 흘러갔다. 아니, 흘러가고 있다. 난 아직 그 시간의 가운데에 있다.
새로운 일은 될까? 잘 될 거라는 믿음으로도 힘든 게 사업인데 나는 그런 자신감조차 없어, 할 수 있겠니?라고 묻는 나 자신에게 당당하게 대답하지 못하겠어. 내가 상상했던 나의 모습은 이런 게 아닌데 진짜 가끔은 다 놓아버리고만 싶어.
사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힌트를 조금만 주면 좋겠는데 맞게 가고 있는 건지를 몰라서 얼마나 더 넘어져야 할지, 앞으로 받을 상처가 두려운 내가 내 일을 하는 게 정말 맞는 건지? 그냥 애초에 직장인이 제일 맞는 사람은 아니었을까?
애플이들의 태동에 부정적인 생각에서 빠져나와 다시 주의를 현재로 가지고 온다. 아가들이 내 마음을 느끼고 있는 걸까. 그만 잡념에서 빠져나오라고 보내주는 신호일까.
미안해, 아가들아.
엄만 행복한데 그냥 막연한 미래가 걱정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