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24주 1일] 종잡을 수 없는 것들

이 시간은 나에게 어떤 의미를 남길까

by 김승우

지금까지 겪어온 2025년은 다른 어떤 해보다 가늠하기 어려운 시기다. 특히 일적으로 마음 앓이를 많이 하게 된 나는 안될 것만 같은 투두리스트 앞에서 시도하는 것조차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실행력 하나는 최강이었는데 지금의 나는 아물지 않은 상처와 그 상처들이 쌓여 만들어 낸 번아웃을 겪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근데 또 옛날만큼 노력은 하지 않는 것 같아서 번아웃이라는 단어가 적절하지는 않은 것도 같아, 뭘 제대로 해보지도 않아 놓고선 고작 잠깐 삐꺽거리는 거 가지고 이렇게까지 할 일이냐며 나무라는 내 머릿속 누군가가 어김없이 등장할 때면 옛날 같으면 그래, 좀 더 해보자.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을 텐데 이제는 잘 안된다. 그래서 혼란스럽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게 뭘까?


내가 나를 직접적으로 마주하게 된 지금 이 시간들이 잔인하다. 회피하고만 싶었던 나의 진짜 모습. 모순 덩어리인 나를 뜯어내고 뜯어내보아도 알 수 없는 진짜 나라는 사람. 그래서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고 실패해 보면서 살아왔는데 여전히 내가 나를 좋아하려면 한참 더 가야 할 것 같아.


어쩌면 아가들을 만나기 전에 잠시 앞만 보고 걷던 걸음을 멈추고 나를 한번 돌아보라는 뜻일까. 답답한 이 시간은 나에게 어떤 의미를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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