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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분홍색가방 Jul 18. 2018

변화와 도전을 꿈꾸고 있는 사람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들

책 추천 코너 1)

어렸을 때, 변화와 도전을 무서워하는 학생이었다. 새 학년이 되는 것도, 새로운 학교로 가는 것도,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것도 두려웠다. 피할 수는 없었고, 받아들여야 했다. 그 때, 가족들이 권했던 책 한 권이 나에게 큰 터닝 포인트였다. 
  책은 문제에 대해 어떠한 해결을 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 책을 읽은 나는 문제를 바꿀 수 있고 해결할 수 있다. 앞으로 수많은 변화와 도전을 앞두고 있는 우리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들을 서재 속에 담아두고 싶었다.      

  2년 전, 교내 도서관에서 책을 추천하는 공모전을 진행했고, 그 공모전에 참여했었다. 위 글은 그 당시 제출 양식에 있던 기획의도다. 스스로 정한 주제에 맞춰, 책들을 고르다보니 새삼 읽어왔던 책들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 사실 이 공모전을 기점으로 읽었던 책들을 메모해두기 시작했다. 정작 책 추천을 하려고 보니 쉽사리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 읽었고, 참 좋은 책들이었는데 기록을 해두지 않으니 금방 사라졌다. 그게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요즘에는 습관처럼 책부터 영화, 공연들을 기록해둔다. 꽤 좋은 습관이 생긴 것 같다. 

창비 카페

  스스로 정한 주제는 ‘곧 변화와 도전을 꿈꾸고 있는 우리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들’이었다. 대학생은 변화와 도전의 정 가운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순간이 변화와 도전의 순간이겠지만 주체적인 자기 스스로의 선택의 첫 시작이지 않을까싶다. 어렸을 때, 나는 변화와 도전을 무서워했다. 새 학기, 새로운 친구들, 3월은 내게 두려운 시절이었고, 봄이 마냥 달갑지 않았다. 지금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내게 참 어렵다. 많이 깨부수려고 노력한 나의 콤플렉스 같은 내 일부다. 그런 나에게 가족들이 스펜서 존슨의 책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추천해줬다. 초등학생 때, 처음 읽고 내게 큰 영감이 됐던 책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기 합리화를 하며 현재에 멈추려는 것이 어떤 끝을 가져오는지, 앞이 보이지 않더라도 자신들이 원하는 것에 달려 나갈 수 있는 용기가 어떤 끝을 가져오는지, 깨달았다. 물론 그 깨달음을 완벽히 실천하고 있다고 할 수 없지만 굉장히 강한 완벽주의자였던 나의 단단한 벽에 금을 가게 할 수 있었다. 완벽주의를 꿈꿨기 때문에 내가 해낼 수 있는 것, 내게 익숙한 것에 매달렸다. 과거 초등학생 때, 5분 정도 지각하는 것이 싫어서 학교를 가지 않겠다고 한 적도 있으니 말이다. 돌이켜보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나’의 금이 가는 것을 싫어했다. 그렇기에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여러 시도에 실패하고 깨지는 경험들을 하며 오히려 내가 단단해지고 있음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완벽함에서 탈출하는 시작, 그런 시작을 하는 모두들에게 추천하는 책들이다.      




1.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그들은 너무 많고 복잡한 생각에 눌려 행동을 미루는 법이 없었다.’     

  이 세상에서 ‘소중한 것’이 치즈인 작은 쥐 두 마리와 꼬마인간 두 명의 이야기를 우화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이 소설은 변화와 도전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해주기 때문에 읽는데 부담이 없다. 

  도전을 했을 때, 실패할까봐 또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의 곁에는 항상 존재한다. 수많은 고민들, 신중한 선택이 우리들이 해야 할 방향이다. 하지만 그 머뭇거림 속에 타이밍을 놓쳐버릴지 모른다. 때로는 작은 쥐들처럼 본능적으로 행동할 줄도 알아야 한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지 고민하기보다 말이다.

  이 책은 이미 이러한 태도에 답을 내려두었다. 이 답을 보고 변화할 것은 독자, 나 자신일 것이다.       

2.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그렇다면 전 양치기가 되겠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작품이다. 이 책은 여러 번 읽는 것을 추천한다. 읽는 독자의 나이가 언제였음에 따라 더 깊이 이해가 되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양치기 산티아고가 자신이 꾼 하룻밤 꿈을 방향삼아 자신이 누리고 있던 안락하고 익숙한 생활을 깨버리고 이집트로 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신이 꾼 하룻밤 꿈, 그리고 만난 인연들이 그를 이집트로 인도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평범한 양치기 산티아고가 이집트까지 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양치기가 되겠다.”고 선언한 그 때부터 이미 예정되어 있었을지 모른다. 그는 안락함과 편안함을 이미 한 번 깨부수고 나와 세상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산티아고가 가진 ‘초심자의 행운’이 이 책을 읽은 모두에게 함께 하기를ㅡ     

(이 책은 책을 좋아하게 된 시작이자, 한 책을 여러 번 읽게 된 첫 책이다. 그래서 나중에 좀 더 깊게 다루고 싶다.)     

3. 초록 가죽소파 표류기 정지향     

당신이 어디서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지 상상할 수 있을 때까지긴 여행이 될 것 같은 예감이야그럼 잘 지내.”     

  이 작품은 제 3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이다. 대학생인 작가의 시선으로 대학생들이 할법한 생각들을 잘 담아두었다. 우리 또래의 우리 감성을 지닌 이야기로, 지방캠퍼스 이전으로 일명 모두 다 떠나버린, 곧 떠나버릴 ‘고아들의 도시’에 남겨진 세 명의 청춘에 관한 이야기다. 책이 가볍고 짧다. 나른한 낮에 읽기를 추천하는 책이다. 

  어쩌면 여기서 말하는 고아들,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하고 주위에 휘둘리고 있는 그들은 바로 우리일 것이다. 아직 성장하는 과정이기에 생길 수 있는 문제들, 때로는 답답하고 포기하고 싶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에 힘들어 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 책 제목이 말하고 있다. 지금 표류하고 있다고. 하지만 표류기라고 함은 표류를 끝낸 후에야 세상에 보일 수 있는 기록이다. 그래서 힘내라고, 잘 할 수 있다고, 앞서 소개한 책들과 달리 감성적인 부분을 건드릴 책이다.     

4.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생선(김동영)     

한편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진 걸 소모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훌륭한 경험일지 모른다.’      

  이 작품은 ‘생선’이라는 필명을 가진 김동영 작가의 여행기이다. 작가는 230일 동안 미국으로 여행을 간다. 그가 재벌이었던 것도 아니었고 그를 지원해주는 튼튼한 빽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오로지 그의 선택으로 그는 회사에 짤린 순간 이 여행을 계획하고 떠난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용기’라고 생각한다. 미지의 곳으로 떠날 수 있는 용기. 해외를 여행한다고 하면 며칠, 몇 개월을 준비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그냥 그가 하고자 하는 것만 있었다. 그 중간 과정은 모두 미지의 곳에서 이루어졌다. 그럴 수 있는 배짱, 그리고 기회가 부러웠다. 언제 그런 도전을 해보며 한치 앞도 모르는 변화의 소용돌이 안에 들어갈까? 내 평생에 이런 여행을 떠날 기회나 용기는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굳이 여행이 아니더라도 행동할 수 있는 용기, 이 책에서 내가 발견한 가치다. 

  책을 덮고 나니 미국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졌다.     

5. 데미안 헤르만 헤세     

넌 네 자신 안으로 귀 기울여야 해그러면 알아차릴 거야내가 네 안에 있다는 것을알아듣겠니?”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라는 문구가 유명한 전세계적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너무 유명해서 읽지 않은 사람도 이 문구를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싱클레어라는 한 소년이 유년부터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그의 인도자로 삼은 데미안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싱클레어는 끝내 모든 것을 깨닫게 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 작가가 해주고 싶은 말이었을 것이다. 삶을 움직이고 이겨내는 것은 나라는 것, 내면의 주인이 나라는 것 말이다. 책 서문에 나온 문구,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건 누구나 자기 자신뿐이다.’가 이미 작품의 모든 것을 담고 있지 않나 싶다. 

  많은 사람들이 명작이라고 하는 것에는 바로 수많은 명언이 이 책에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분량도 그리 길지 않다. 다만 철학적인 문학, 번역체의 문장이 어려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읽은 것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종종 이렇게 추천하는 노래, 책, 영화, 공연, 전시들은 모두 스스로 경험한 것의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추천할’, ‘최고로 좋은’이라고 명명할 수 없겠지만 내게는 참 도움이 됐던 문화예술에 대한 추천이다.      


문득 떠오른 시 구절 하나.     


시인이 아름다운 꿈을 꾸지 않으면
누가 꿈을 꾸겠느냐고 시를 썼고
견딜 수 없는 걸 견디면서도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말자고 편지를 썼다


<별을 향한 변명> 중


별을 향한 변명     

도종환     

별들이 우리를 보며 눈빛을 반짝이는 거라고 믿었다
밤마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을 꿈꾸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사람들은 모두 선한 씨앗을 지니고 있다고 믿었다
사랑이 손짓해 부르면 그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고
물불 안 가리고 사랑의 강물에 뛰어들었가
이길 수 없는 것들에게 싸움을 걸었다
판판이 깨지고 나서도 지지 않았다고 우겼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데도 희망을 이야기했다
시인이 아름다운 꿈을 꾸지 않으면
누가 꿈을 꾸겠느냐고 시를 썼고
견딜 수 없는 걸 견디면서도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말자고 편지를 썼다
이 길을 꼭 가야 하는 걸까 물어야 할 때
이 잔디 내가 받아야 할 잔인지 아닌지를 물었다
우리가 꾼 꿈이 이루어지는 것인지 별에게 묻고
별이 대답하기도 전에 내가 먼저
꿈꾸고 사랑하고 길을 떠나자고 속삭였다
그것들이 내 불행한 운명이 되어가는 걸
별들이 밤마다 내려다보고 있었다     

ㅡ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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