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
ㄴ의 소실
노트북 키보드 위 ㄴ이 소실되었다
수많은 만남을 통해
ㄴ은 그 모습을 잃었다
원형을 잃고
이제 그 자리에 흔적만 남기고 사라졌다
이제 ㄴ을 사용할 수 없다
‘ㅏㅡ’
‘ㅏ를’
‘ㅐ가’
‘ㅏ로서’
자음을 잃은 단어들은 뜻을 찾아내기 어렵다
발음은 흐트러졌고 어색한 구성만이 남았다
주어가 온전하지 못해 문장은 끝내 완성되지 못한다
ㄴ이 있어야 할 자리에
남은 것은 오랜 만남의 흔적,
손가락의 지문이 닳고 닳아 ㄴ을 같이 지워버린 그 흔적,
키보드 위 ㄴ은 없어도 손가락은 습관처럼
ㄴ의 위치를 찾는다
P.S 본 매거진에 사용되는 사진들은 본인이 직접 촬영한 사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