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동생이 발을 다쳐
조카가 유치원에서 오면 피아노학원 데려가고 그담엔 태권도학원 데려간다.
그렇게 조카손을 잡고 동네길을 걷다보니
오늘은 뭐했고 친구랑 뭐했고 어디 갔다왔고~와 같은 전화로 하는 대화와는 다른 대화를 하게된다.
이모 쟤 이쁘다!
길가에 난 작은 새싹을 가리키며 조카가 감탄을 한다.
와 진짜 이쁘네!
잠시 함께 멈춰 작은 풀을 바라보다 다시금 조카 손을 잡고 걷는다.
이모 얘는 완전 컸네 근데 안이쁘다-.-
크게 자란 풀잎에는 먼지가 끼어있고 색도 탁하다.
도시에서 자란 풀에겐 깨끗하게 단장할 수 있는 비와 바람보단 먼지가 더 많으리라.
이모 얘는 다 컸으니까 조금 있음 죽겠지...
조금전 감탄하던 하이톤의 목소리와 달리
나지막한 목소리와 슬픈듯한 표정으로 독백하듯 죽음을 얘기하는 조카의 반응에
순간 숨이 멎을만큼 놀랐지만
놀라움은 내려놓고 부드럽게 웃으며 진심을 말했다.
태어나면 언젠가 죽음이 오는 건 어쩔 수 없지
그러니 살아있는동안 열심히 즐겁게 살자^^
어떻게 조카가 작은 싹이 자라 죽는다는걸 이해했는지?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7살이니까
대충 얼버무리거나 모른척하거나 딴소리를 하고싶지않았다.
나에게도 7살이 있었으니까.
그때 나는 사람들이 진실을 말해주길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