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잠

by 이상수


나른한

봄잠이 스미는 들, 그네들은 한 인간을 묻으려

가고 있다

......

아니, 그것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그저 무기화합물일뿐

저 아지매 냉이라도 보았는지 발이

멈춰진다

일정한 간격을 지니던 행렬이

‘띄엄’

길게 늘어진다

봄날씨, 집세얘기, 자식들의 취직걱정

......

들이

낭랑히 봄 들판을

친다

‘띄엄’

늘어진다

갓 파낸 흙내음이

신선하다

한 개의 무기화합물은 나무관에서 깨어져

마지막 인간적인 손길에

눕혀진다

흰 대리석관은 그네들의 미련함과 애처로움에 더욱

차가워진다

嘲笑처럼

툭, 툭

흙 떨어지는 소리가

한가롭다

......

낮잠자기에 꼭 맞는 날씨다

관을 태우는 향이

부드럽다

아마

좋은 나무였나보다

잘마르고 향이 알맞은

그런

검은 재가 까마귀처럼 봄 들판에

퍼져나간다

...

마치

봄잠처럼

keyword
이전 07화오스트레일리아 중부 사막의 개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