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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보연 Oct 04. 2022

극복이 뭔가요?

나만 못한 극복

이사할 때 아들 침대를 버리지 못하고 들고 와서 내가 쓴다.
아들이 너무나 좋아하던 침대였다.
아들 이식받고 산 침대이니 5년도 안되었는데 벌써 삐그덕 거린다.
'아마도 내년 이사 때면 신랑은 이 침대를 애물단지 취급하며 버리자고 하겠지?'
생각하고는 있었는데 복병이 나타났다. 딸.
"엄마, 이사 갈 때 이 침대는 버려야지요."
하기에
"이사 가면 오빠 방에 놔줄 건데?"
했더니
"엄마, 그러면 오빠가 밤마다 오느라 힘들 거 아니에요~ 이제 그만 버려줘요"
한다.

네 말이 맞는 말인데 우리 집에서 젤 철없던 네가 맞는 말을 하니 웃기네..
둘째 녀석은 요즘 종종 "전 이제 극복했어요. 오빠 생각으로 슬퍼하지 않을 거예요" 한다.
부모나 형제를 잃은 슬픔은 1년 정도면 극복된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나는 아직 멀었는데...

신랑이 항공사 마일리지가 소멸되게 생겼다며 슬쩍 해외여행 얘기를 꺼내기에 안되겠다고 했다.
나는... 비행기가 뜨고,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이 세상이 낯설기만 한데...
나만 빼고 세상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밝아지고 있다.
내 딸 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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