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보연 Dec 15. 2022

은찬이 엄마라고 불러주세요

여전히 은찬이엄마 입니다

지난 주말, 은찬이가 다니던 병원 부모회에 봉사를 다녀왔다.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을 포장하기 위해서였다.
사람들은 나를 한 번씩 "은찬이 엄마"라고 부르고는 스스로 화들짝 놀라며 미안해하더니 결국 회장님이 둘째 아이 이름을 묻는다.
"앞으로 둘째 엄마라고 부를게요. 은찬이가 입에 붙어서 자꾸 은찬이 엄마라고 하게 되네."
"은찬이 엄마 맞지요~ 저는 은찬이 엄마라고 부르는 게 좋아요~"

작년부터 어머님은 나를 다시 "보연아"라고 부르신다.
연애할 때 말고는 결혼하고 10년 넘도록 부르지 않던 내 이름이 돌아온 것이다.
"은찬이 엄마야"도 불편하고 그렇다고 갑자기 "둘째 엄마"라고 부르기도 불편한 맘일 테니 그냥 모른척한다.

은찬이가 떠났다고 해서 내가 은찬이 엄마가 아닌 것은 아닌데...
사람들은 그 호칭을 왜 불편해하는지 잘 모르겠다.

은찬이가 내 곁에 없어도 나는 여전히 은찬이 엄마이고,
은찬이 엄마였기에 지금을 살아갈 수 있음을 알아주면 좋겠다.

주저하지 말고 "은찬이 엄마!"라고 반갑게 불러주세요!
"은찬이가 병원에 있을 때 버거킹 너겟을 그렇게 맛있게 먹었잖아. 그래서 난 너겟만 보면 은찬이 생각이 나더라~"
하는 소소한 이야기를 웃으며 해주면 정말 행복하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죽음에 대해 말하면 왜 안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