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은찬이가 다니던 병원 부모회에 봉사를 다녀왔다.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을 포장하기 위해서였다. 사람들은 나를 한 번씩 "은찬이 엄마"라고 부르고는 스스로 화들짝 놀라며 미안해하더니 결국 회장님이 둘째 아이 이름을 묻는다. "앞으로 둘째 엄마라고 부를게요. 은찬이가 입에 붙어서 자꾸 은찬이 엄마라고 하게 되네." "은찬이 엄마 맞지요~ 저는 은찬이 엄마라고 부르는 게 좋아요~"
작년부터 어머님은 나를 다시 "보연아"라고 부르신다. 연애할 때 말고는 결혼하고 10년 넘도록 부르지 않던 내 이름이 돌아온 것이다. "은찬이 엄마야"도 불편하고 그렇다고 갑자기 "둘째 엄마"라고 부르기도 불편한 맘일 테니 그냥 모른척한다.
은찬이가 떠났다고 해서 내가 은찬이 엄마가 아닌 것은 아닌데... 사람들은 그 호칭을 왜 불편해하는지 잘 모르겠다.
은찬이가 내 곁에 없어도 나는 여전히 은찬이 엄마이고, 은찬이 엄마였기에 지금을 살아갈 수 있음을 알아주면 좋겠다.
주저하지 말고 "은찬이 엄마!"라고 반갑게 불러주세요! "은찬이가 병원에 있을 때 버거킹 너겟을 그렇게 맛있게 먹었잖아. 그래서 난 너겟만 보면 은찬이 생각이 나더라~" 하는 소소한 이야기를 웃으며 해주면 정말 행복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