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캠핑 포기하기

by 나일스


앞으로도 당분간 감성캠핑은 포기한다.!


요즘 캠핑의 대세는 감성캠핑이다. ~ 미즈캠을 주로 다니는 나는 감성캠핑은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나와 함께 캠핑을 다니는 후배는 우리의 캠핑을 생존 캠핑이라 불렀다. 우리는 각자 아이들을 둘씩 데리고 주로 미즈캠을 다니는데 말 그대로 생존만 하면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 캠핑장을 예약할 때부터 아이들이 스스로 놀기 좋은 곳으로 예약을 한다. 도착하면 사이트를 구축하고 밥을 해 먹고 아이들을 씻기고 다음날 철수까지 정말 정신이 없다.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큰아이들은 가끔 운이 좋아 아이들과 맞는 캠핑장에 가면 한동안 우리를 찾지 않는다. 그러자 언젠가부터 우리의 마음속에는 감성캠핑에 대한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이것이 확 올라오지 못한 것은 감성캠핑은 우리의 휴식과 바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와 후배는 워킹맘이면서 주말에만 짬을 내서 캠핑을 다니는 미즈캠퍼이다. 우리는 우리의 에너지를 과연 거기에 쏟을 것인지에 대해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소소한 것부터 하나씩 장만하기로 했다. 내가 선택한 것은 캠핑 와인잔이다. 와인을 크게 좋아하지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냥 허세 한번 부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와인잔은 저렴한 가격에 생각보다 너무 예뻤다. 잘 마시지도 않던 와인도 한 병 샀다. 사이트 구축 후 세팅을 마치고 와인을 한잔 하려는 순간 아니나 다를까 우리 집 둘째가 대성통곡을 하면서 나타난다. 함께 놀다가 뭔가 트러블이 있었나 보다. 나의 와인과 와인잔은 한참 동안 주인을 기다리고 있어야만 했다. 모든 건 때가 있는데 아직은 아니야! 감성캠핑아 저리 가!


와인은 그날 이후로 먹지 않기로 하고, 와인잔은 아이들 주스잔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야외에서 분위기를 내고 싶은 건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저마다 잔을 하나씩 들고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


그래... 앞으로 시간은 많으니까. 나는 너희를 너무너무 사랑한다. 그런데 빨리 좀 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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