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입원 후 나의 전화는 늘 비슷했다
정말 백 번도 넘게 들은 것 같다.
지난 4월 아들의 백혈병 진단과 함께 시작된 몇 달간의 입원 기간 동안
나에게 전화를 하는 모든 이들이 수도 없이 이 말을 했다.
아니 거의 이 말만 했다.
'너라도 잘 챙겨 먹어~'라는 말 외에 딱히 해줄 말이 없는
그들의 심정도 편치 않은 건 충분히 짐작이 된다.
누구와 통화를 하든 전화 통화의 끝은 항상
'나는 잘 먹고 있어. 걱정하지 마~ '이다.
나에게는 위로를 보낸 그들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보답이라곤
조금이나마 그들을 안심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너무 씩씩한 모습도, 그렇다고 힘 빠진 모습도 아닌 그 중간 어디쯤을 잘 찾아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마음속 있는 감정들을 고스란히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와 마찬가지로 상대방도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는 많은 감정을 표현하기에
우리의 어휘는 다섯 살 난 아이만큼이나 부족했다
우리는 서로가 무슨 말이든 쉽게 내뱉지 못해 수많은 단어들을 입안에 머금은 채
최소한의 말만 하고 또 했다.
많은 말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그런 대화였다.
어떤 친구는 단체 톡 방에서 한참을 침묵하고 있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겨우 한마디를 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있는 중이야'
생각해 보면 이것만큼 본인의 마음을 잘 표현할 방법이 또 있을까 싶다.
나는 수많은 그대들에게 말한다.
잘 지내냐는 인사도, 별일 없냐는 인사도, 모두 이상한 상황이지만
그저 아무 말이라도 위로가 된다
어떤 텍스트가, 어떤 이모티콘이, 심지어 어떤 부재중 전화도
내 생에 가장 차가웠던 시간을 조금씩 녹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