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탈출을 꿈꾸며...
면역력이 약한 백혈병 환아들에게 무균병동은 매우 중요하다.
백혈병은 다른 암과는 달리 1기 2기 3기 4기가 없다.
궁금해서 교수님께 물어보니
온몸에 퍼져 있는 혈액에 있는 암이라서
일반 고형암들과 비교해서 따지자면
백혈병은 모두 다 4기에 해당된다고 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너무 두려웠다.
내가 입원한 서울성모병원 소아병동은 20층에 위치한다.
무균병동이라 실내화도 갈아 신고 들어 가야 되며
환아들은 입원과 동시에 병동 바깥으로 외출이 불가하다.
아이들은 병실과 병동 복도를 오갈 수 있고
병원 학교라고 해서 교실 하나가 마련되어 있는데
주로 미취학 또는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모여서
만들기, 그리기, 음악등 활동을 한다.
중고생 아이들은 거의 본인의 자리를
잘 벗어나지 않는다.
처음 한 달은
병을 알아 가는 것 못지않게 병동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건 아이나 어른이나 모두에게 힘든 일이다.
아이는 거의 침대 바깥으로 나오지 않으니 내가 모든 걸 파악하고
아이에게 설명해 줘야 한다.
1인실 6개 5인실 6개 총 36명의 아이들이 입원해 있고
보호자 들도 한 명씩 있으니 총 72명이 생활하는 공간이다.
연령층은 매우 다양했다.
아주 어린 50일 된 아이부터 23세까지 있었다.
소아병동에 왜 성인이 있나 궁금했는데
소아 때부터 치료를 시작해서
재발이 되어 수년 동안 치료 중인 환아였다.
보호자는 1명만 상주할 수 있어서 대부분이 엄마들이었지만
더러는 휴직을 한 아빠들도 있었고
간혹 사정에 따라
조부모가 있는 경우, 또는 이모나 고모가 있는 경우도 있었다.
4월 23일 이곳에 첫 발을 디딘 이후 수없이 입퇴원을 반복하며
거의 6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이곳에서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