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 긴 의자 아래 노란 풀꽃에눈길이 머문다. 작지만 환하게 빛나는 얼굴, 길게 해를 맞으러 나온 목줄기.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후텁지근, 오후 비까지 예고되어 출근길 몸은 벌써 천근만근인데. 조용히마음에 파문이 인다. 나도 모르게 폰을 꺼내어 카메라에 담는다. 찰칵찰칵, 아직 예쁜 모습 다 담지 못했는데 버스가 온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버스에 오른다.
한가한 토요일 아침버스. 자리에 앉아 창밖을 보니 길 건너편 아이 하나가 멈춰선 버스를 바라보며 손을 흔든다. 옆에는 흰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은, 우리 아버지 세대의 헐렁한 러닝셔츠 차림을 연상케 하는어른이 서 있다. 서너살 아이의 아버지일까, 할아버지일까. 어서 가자고 재촉하는 손짓에도 아이는 여전히 버스를 바라보며 손을 흔든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나도 오늘은 손을 마주 흔든다. 얼굴도 모르는 꼬마에게 멀리있는 내가 흔드는 손이 보일지 몰라도. 길가 작은 노란 꽃이 되어 작은 미소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