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직유 Oct 08. 2022

[요가 일지] 숨이 잘 안 쉬어진다면

차크라가 닫혔을지도 모른다

매일 요가 일지를 기록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지 정확히 9개월 만에 요가 일지를 다시 쓴다. 01월과 10월. 앞 뒤가 바뀐 숫자에 왠지 의미부여를 하고 싶어 진다.


9개월 전의 요가 일지




22.10.07(금)


수련시간 : 18:30-19:50 (아쉬탕가 수업)

느낌 : 개운함. 감사함. 아쉬움.

기억에 남는 아사나 : 마츠야아사나 (물고기 자세)


평지 요가원에서 처음으로 아쉬탕가 수업을 들었다. 사실 아직도 빈야사와 아쉬탕가가 어떤 차이인지를 모르겠어서 집에 와서 검색해보았다. 두 가지 모두 수리야나마스카라를 비롯한 동일한 아사나들을 사용하지만, 빈야사는 흐름(Flow)을 중시해서 시퀀스를 구성하고, 아쉬탕가는 정해진 틀(전통)을 최대한 고수하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상의 운동복을 챙기지 못해서 긴팔 맨투맨을 입고 수련하는 바람에 땀을 더 흘린 것 같기는 하지만, 확실히 빠른 시간 안에 몸에 열을 내는 데에 수리야A만 한 것이 없다. 수리야 시리즈는 워낙 많이 해서 몸이 기억하는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공간에서 하다 보니 낯설어서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수리야A를 반복하던 때가 갑자기 그리워졌다. 수업 구성은 수리야A와 수리야B, 프라이머리 시리즈였다.


의식을 놓치면 어김없이 골반에 힘이 풀렸고, 자꾸만 외전근을 과하게 사용하는지 선생님이 여러 번 발끝을 플랙스 하라고 티칭 해주셨다. 한발 서기 자세를 할 때에는 발이 너무 아파서 '나는 왜 평발일까?', '평발이면 요가를 하면 안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곧 나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평발마저 사랑해주자고 다짐했다. 


내가 평소 아사나를 잘못된 방식으로 행하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이미 습관이 되어버려서 더 신경 써야 하는 부분들이었다. 다운 독 자세는 어깨를 누르지 않고, 엉덩이를 더 높이 올리며, 발 뒤꿈치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데에 신경을 써야 한다. 파르스바코나 자세의 경우, 골반을 완전히 누르며 사용하고 있었다. 이상적인 자세의 형상이 있기에 내 신체 구조와 가동범위를 생각하지 않고 비틀어서 자세를 완성시킨 것이다. 


오늘 수련한 동작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동작은 마츠야아사나(물고기자세)였다.

최근 몇 개월간 호흡에 불편함을 겪고 있는데, 이 아사나를 하는 순간 가슴이 뻥 뚫린 듯 호흡이 제대로 쉬어졌기 때문이다. 몇 개월 만에 제대로 된, 깊은 들숨과 날숨을 경험했다.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숨이 크게 쉬어지지 않는 증상에 대해 극도로 불안해하고, 고통을 호소했는데 그 증상이 몇 개월 지속되니 나도 모르게 적응이 되었다. 불편은 했지만, 그러려니 하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정상적인 호흡을 경험하고 나서야 비정상적인 상태를 인지하다니... 적응한다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겠다는 생각과 함께 나는 또 어떤 것에 적응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고, 또 두려워졌다.


수업을 마친 후에 원장님에게 내 증상에 대해 여쭤봤다. 호흡이 크게 안 쉬어지는 건, 3번 차크라가 약화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하셨다. 3번 차크라는 에고를 의미한다는 말도 덧붙이셨다. 위장기능에 이상이 있거나 명치 뒤 등근육이 많이 뭉쳐있을 경우에도 그럴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막힌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수개월간 내 가슴속에 매달려있던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집에 오자마자 3번 차크라에 대해 검색해보았다.



정도에 차이는 있었지만 대체로 내가 요즘 겪고 있는 신체적, 심리적 상태였다. 해당 게시글 하단에 3번 차크라를 여는 명상 가이드 영상이 첨부되어있어 따라 해 보았다. 명치에 집중하고, 명치에서 노란빛을 만들어내는 명상이었는데, 명상시간이 10분 남짓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배가 따뜻해지고, 뱃속에서 소화가 되는 소리가 들렸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혹시 비슷한 증상을 가진 이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링크를 첨부한다.

당분간은 위 영상을 따라 하며 3번 차크라는 활성화시키는데 집중해보려고 한다. 요가 일지와 함께, 몸의 변화를 기록해보겠다.


#호흡장애 #요가 #3번차크라 #마니뿌라차크라 #태양신경총차크라

작가의 이전글 요가와 재회에 성공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