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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직유 Jan 03. 2023

힘을 풀어야 단단해진다

230102 요가일지

오늘은 힐링요가 수업을 들었다. 새해 첫 요가수업이었다. 나는 평소 힐링요가보다 빈야사와 아쉬탕가 요가를 더 선호했는데, 기대감이 높지 않아서였는지 늘 들을 때마다 만족도는 높았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느꼈다. 내 몸이 가장 원하는 요가는 힐링요가일지도 모르겠다고.


나는 발전하고 싶고, 강해지고 싶은 욕구가 많은 사람이다. 요가를 함으로써 평온함을 얻고자 하는 것도 있었지만, 궁극적으로는 더 건강하고,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흔들리지 않는 고요하고 단단한 사람. 그래서인지 근력을 많이 사용하는 동작들을 좋아했다. 처음에는 엄두도 못 내던 동작을 성공해냈을 때의 쾌감과 성취감은 말로 이를 수 없었다. 하지만 진정한 힘은 부드러움에서 오는 법이었다.


전에 글에서도 썼지만, 나는 작년부터 호흡에 불편감을 느껴왔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고, 심리적인 문제인가 싶어 심리 상담도 받아보았다. 그러던 중 특정 요가동작을 할 때, 호흡이 편안해지는 걸 느꼈다. 그렇게 '차크라'에 관심이 생겼다. 평소 위장기능이 좋지 않고, 호흡이 명치와 가슴께에서 멈추는 느낌을 받았던 나는 아나하타 차크라를 여는 명상을 연습했다. 그렇게 서서히 상태가 호전되어 차크라 명상에 소홀하던 차였다.


오늘 힐링요가 수업을 마치고 사바사나를 할 때, 비로소 물라다라 뿌리 차크라가 열리는 경험을 했다. 여러 동작들을 거쳐 도달한 사바사나였다. 늘 호흡을 할 때 가슴이 부풀어 오르며 호흡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는데, 상체의 모든 긴장을 풀어내니 자연스레 단전호흡이 되었다. 괄약근에 힘을 주고, 골반을 수축하니 저절로 단전에 집중이되었다. 사바사나를 하는 내내 '사람들이 말하던 단전호흡이라는 게 바로 이런 느낌이구나, 마치 단전에 아가미가 달린 것처럼 아랫배에서 바로 호흡이 되네?' 하고 생각했다.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에게 나의 경험에 대해 설명했다. 선생님은 얘기를 듣더니, 코어근육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코어근육, 지근, 서근, 속근육. 코어근육은 발 내측부터 회음부, 단전을 지나 척추를 따라 후두부까지 이어지는 일자 선형 모양이었다. 코어근육이 하복부와 둔근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호흡은 코어근육과도 연관이 있었다. 근육의 경직이 풀어지고 이완되어야 코어에 힘이 생기고, 호흡이 편안해지는 것이었다.


근육의 경직은 마음과 생각에서 비롯되기도 한다고 하셨다. 특정한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어깨가 뻐근해지지 않는가? 나도 모르게 조급해하고, 불안해하고, 이런 저런 생각들에 쫓겨 스스로를 다그쳤는지도 모르겠다. 온전한 휴식을 위해, 긴장을 완화하고 기반에 힘을 강화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2023년의 목표를 세워야한다는 생각이 요즘의 주 화두인데, 생각이 잘 풀리지 않아서인지도 모르겠다. 올해의 목표에 휴식과 수용, 코어 강화를 넣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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