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늦은 육견일기
네 번째 이야기
콩이를 데려오고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털뭉치 녀석이 하루종일 밥도 먹지 않고 버티고 저녁에는 뒷다리에 힘이 없는지 주저앉아버렸다. 그러더니 급기야는 노란색 토까지 게워냈다. 초보 개부모인 우리는 너무 무섭고 당황스러웠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발을 동동거렸다.
<병원을 가야 하나?>
<이 시간에 하는 병원이 있나?>
그때 무슨 일 있거나 궁금한 게 있으면 연락 달라던 펫샵 사장님의 말이 생각나 급하게 연락을 했다. 정말 큰일이 난 것 같아 횡설수설대는 우리에게 펫샵 사장님은 그런 일쯤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콩이가 아파요. 먹은 것도 없는데 토도 하고 다리를 아예 못 움직여요.>
<원래 아기들이 처음 입양되어 가면 예민하고 환경도 낯설고 해서 그럴 수 있어요.>
<어쩌죠? 병원을 가야 할까요?>
<아뇨, 일단 캔사료에 설탕 한 스푼 섞여서 먹여보세요. 뒷다리 못 움직이는 건 당이 떨어져서 그래요. 토하는 건 먹은 게 없어서 공복토하는 거고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시키는 대로 했더니 정말 털뭉치 녀석이 살아나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슴을 쓸어내리고는 이내 콩이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콩이 너! 왜 밥은 안 먹어서 엄마 아빠를 놀라게 해!>
<안 그래도 엄마는 걱정인형인데 너까지 보탤래!>
뭐든 처음인 우리는 콩이의 딸꾹질소리에도 놀라 자빠질 지경이었다. 그런데 우리의 놀란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콩이는 특유의 초연한 태도로 눈만 끔뻑이더니 이내 잠들어버렸다. 우리가 강아지가 아니라 걱정거리를 데려왔구나.
애들은 잘 때가 제일 예쁘다는데 강아지도 예외는 아니다. 강아지도 잘 때가 제일 예쁘다. 그걸 강아지 입양한 지 일주일도 안되어 깨달았다.